이 호주 워킹 홀리데이 수기는 시간의 흐름대로 쓰여지고 있습니다. 한편이 단 몇분에 관한 얘기 일 수도 있고, 몇 달에 관한 얘기 일 수도 있습니다. 개별 에피소드 별로 보시는 것 보다 처음 부터 차례대로 보시는 것이 정신 건강에 이롭습니다. 그리고 수기 몇편에 한번씩 Extra편에는 각종 호주 생활 관련, 준비관련 포스팅을 하겠습니다. 작은 도움이라도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재밌게 읽으시고,호주 생활,워킹홀리데이 관련 질문은 언제나 리플로 달아주시면 확인 즉시 답변 드리겠습니다. 이 수기의 처음부터 읽으실 분은 클릭하세요! 호주 워킹 홀리데이 첫편보기!
61. 호주에서 음주 운전 하면 어떻게 될까요?
호주에 있으면서도 단 한번도 경찰을 만나보지 못한 난, 언제나 주위사람들이 운전 하다가 경찰을 만났다는 얘기가 신기 할 따름이었다. 내가 운이 좋은 건지, 난 그렇게 단 한번도 경찰과 마주쳐보질 못했다. 못모르던 워홀 초반이었을 때야, 경찰 이야기는 먼 나라 얘기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경찰과 대면할 기회는 분명 늘어만 갔다. 자동차를 운전 하니 한번 쯤 교통경찰을 만났어야 했을테지만 나에겐 불가능 한 것 처럼만 보였던 시간들이었다.
북쪽 카나본에서 술을 마시다가 어쩌다가 음주 운전 얘기가 나온 적이 있다.
한번도 경찰과 마주쳐보지 못한 나로선, " 음주 운전 잡긴 하는거야? " 라는 순진한 질문을 던졌는데 사람들의 대답은 한결 같이 " 잡어 " 였다. 심지어 같은 집에 사는 크리스와 얀 스토리는 완전 골 때렸다.
크리스와 얀의 스토리는 다음과 같다.
술을 먹다가 바래다 줄 여자애가 있어서 그런 걸 또 못참는 크리스가 술에 거나하게 취해 여자애를 집에다 데려다 주기로 했다는거다. 근데 너무 취해서 옆에서 얀이 지켜봐주기로 했다. 만취가 된 크리스가 여자애를 집에다 데려다 주고 오는 길, 경찰에게 잡혔다는거다. 그리고 경찰은 음주 측정기를 크리스에게 들이댔고, 혈중 알콜 농도가 엄청나게 높게 나왔다는거다. 그리고 곧바로 크리스는 차에서 내려져, 경찰차 뒤에 실려 경찰서로 끌려갔고, 그 곳에서 조서를 작성하고 집으로 다시 차를 타고 돌아왔다는, 이후에 법원까지 가서 판결 받고 벌금을 냈는데 약 1200불 가량을 냈다는거다. 둘이 워낙 죽마고우라 얀이 옆에 탔다는 이유로 벌금 반을 내줬다는거다. 참 좋은 친구사이. 보통 저런데서 누가 선뜻 600불을 내주겠는가. 또 이야기 삼천포로.. 다시 본론으로.
이 이야기에서 웃긴 점은, 벌금 1200불이다.
1200불에서 음주운전 벌금은 500불
나머지 700불은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은 벌금.
이런나라다.
음주운전 보다 안전벨트 벌금이 더 쎈 나라.
생각해보면 호주에 처음 와서 다른 사람 차를 탈 때부터 줄기 차게 들어왔던 그 말, 뒷 좌석도 반드시 안전벨트를 해야 된 다는 것, 지금이야 너무나 자연 스럽게 차를 타면 앞좌석이든 뒷좌석이든 안전벨트를 했지만 처음엔 정말 적응이 안됐었던 것 중에 하나였다.
어쨌든 그런 크리스 음주운전 얘기 부터 다른 이들이 운전 하고 가다가 뒤에 경찰이 따라붙어서 음주 측정을 했다던가 자동차 검사를 했다는 수 많은 얘기들을 들었음에도 나는 단 한번도 경찰과 마주치지 못했다.
카나본에서 내려와 퍼스에 정착 한 이후에도 나는 단 한번도 경찰과 마주치지 못했다.
덕분에 내 간덩이는 배 밖으로 나오다 못해 집에다 던져두고 다닐 지경이었다.
경찰과 마주치지 못한다는 사실은 나에게 어느 순간 경찰은 없다! 라고 느껴졌고, 실제로도 그러했다. 이 글을 쓰는 지금 현재 시점에서도 여전히 단 한번도 음주단속 못보고, 경찰을 못 만나봄.
술을 너무나 좋아하는 난, 언제나 술을 먹고 음주운전을 했는데 단 한번도 걸려본적이 없다. 주위 사람들이 시티에서 빅토리아 파크 쪽으로 넘어가는 다리 위에서 굉장히 자주 음주운전 단속을 한다고 했음에도 난 한번도 걸리질 않았다. 물론 주위사람들을 봐도 음주단속에 한번이라도 걸려본 이들이라면 (그냥 측정만 당했더라도..) 술 마실때 차를 가지고 가는 걸 되도록이면 자제하는데, 나처럼 한번도 경찰을 마주치지 못한 이들은 술을 먹고 음주운전 하는 건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했다. ( 실제로 굉장히 많은 숫자의 사람들이 술먹을때 차를 가져가고 술을 마신뒤 운전 해서 돌아온다. 이 것은 한국인 레스토랑 앞에 차 주차되있는거 보면 안다. 그 만큼 호주경찰 보기 힘들다는 얘기. 걸린 사람만 무서워함 )
그러다보니 술자리에서 음주운전 얘기나, 호주 경찰 얘기가 나올 때면 난 언제나
" 아..난 진짜 경찰 한번 만나보면 좋겠네. 한번도 못보네 " 같은 얘기들을 떠들어 댔다.
그리고 내 스스로가 나의 이런 모습을 알기 때문에 이렇게 시건방 껄다가 걸릴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가끔은 차를 트레인 역 앞에 세워두고 트레인을 타고 술을 마시로 갔다가 트레인을 타고 돌아와 역 앞에서 집까지 아주 짧은 거리만 운전을 했다. 이러다보니 더욱 경찰 만날 일은 없고, 난 호주 경찰 무서운줄 모르고 깝쭉대고 있었다.
그리고 어느 4월의 마지막 날, 2010년 4월 30일.
그 날도 난 술 약속이 있었다.
한번 쯤 경찰을 만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하고 있었던 때지만 그래도 설마 만나겠냐 라는 생각으로 차를 몰고 나갔다. 시티쪽으로 곧장 갈까 하다가 그냥 트레인을 타고 가기로 하고 빅토리아 파크 트레인 역에 주차를 하고 트레인을 타고 시티로 나갔다. 그리고 시티에서 친구들과 만나 술 한잔.
이 날도 난 호주 경찰 만날 일 없다라는 얘기를 한참을 주저리 떠들어댔다.
그리고 그 날, 친구 HB가 차를 가져와서 날 빅팍 역까지 데려다 주기로 했다. 술을 다 마시고 HB의 차를 얻어 타고 빅토리아 파크로 향하는데 그 음주단속 많이 한다는 다리 위는 역시 오늘도 단속은 없었다. 그렇게 많이 한다는 지점을 난 몇달 동안 단 한번도 구경조차 못한 것이다. 어쨌든 빅토리아 파크 역에 도착했고, HB가 가고 난 내 차로 향했다. 보통 내가 좀 술을 많이 먹은 날은, 상대적으로 술을 덜 마신 애플이 운전을 하곤 했다. 이유야 간단했다. 운전을 거의 하지 않는 애플이 운전면허 정지나 취소가 될 경우 그나마 내가 정지나 취소가 되었을 때 보다 낫다는 우리 둘의 의견 조합 때문이었다. 그리고 밤이라 차도 거의 없고, 집이랑도 가까워서 운전을 하지 못하는 애플이 운전하기에도 할 만 했고 보통, 차를 저렇개 세워뒀을 때는 애플이 술을 덜 마시기 때문이었다. 뭐 어쨌든 그 날도 애플에게 운전을 시키려다 뭐 별일 있을까 싶어 내가 몰기로 했다. 날씨가 추워진 탓인지 차에 하얗게 성에가 끼었다. 차에 올라타고 난 시동을 걸었다.
빅팍 역에서 집까진 차로 대략 2분 정도 거리.
성에가 많이 끼인 탓에 맑은 날임에도 난 와이퍼를 돌렸다.
그리고 빅팍 역에서 출발, 큰 도로인 쉐퍼드 로드를 지나, 알바니 하이웨이를 지나 집 앞 도로로 들어갈 찰나 뒤에서 파란색 빨간색 흰색이 현란하게 돌아가는 사이키 불 빛이 보였다. 백미러로 비친 그 불빛이 보이던 그 순간의 쌔~~~~함이 아직도 생각난다. 머릿속으로 그 짧은 순간 동안 백만개의 생각이 스쳐지나갔다.
[ 왔구나...]
일단 차를 정확하게 옆에 딱 댔다. 머리속으로 어떻게 해야지 해야지 갈등 때리다가, 하도 미국영화를 많이 봐서 미국 영화를 좀 떠올려봤다. 생각해보면 총기 합법화 된 미국도 아닌데 굳이.. 어디서 본건 많아서...-_-;;;;
' 그래 이새끼들 손 이상한데 두면 총 꺼내는 줄 알고 개 지랄하겠지 '
이런 생각으로 일단 가볍게
창문을 내려놓고, 두 손을 살짝 핸들에 올려놓았다.
[ 사진은 복장만 섹시한 여자경찰 ]
사이드 미러로 살짝 보니 경찰차에서 조낸 섹시한 여자 경찰이 내린다. 라는 것은 거짓말이고 그냥 평범하게 생긴 금발머리 여자 경찰이 다가온다. 가볍게 인사나누고 경찰이 검사를 좀 해봐야 겠다고 한다. 그리고 대뜸 음주 측정기를 들이댄다. 난 조낸 소심하게 " 호오~ " 하고 불었으나 경찰의 계속 된 시도에 귀찮아져서 에라이 모르겠단 심정으로
" 후~~~우!!!!!!!!!!!!!!!!!!!!!!!!!!!!!!!!!!!!!!!!!!!!!!!!!!!!!!!!!!!!!!!!!!!!!!!!!!!! " 하고 불었다.
기계에서 삑 소리가 나고,
경찰이 조낸 비장한 표정 이라고 적고 한 건 건졌다! 라는 표정으로 날 보고 차에서 내리라고 한다.
운전면허증도 아무것도 없는 한낱 워홀러, 경찰이 경찰차에 타라고 한다.
승용차 였으면 좋으련만, 트럭형으로 된 소형 트럭형 경찰차였다.
[ 기왕 탄다면 이런 승차감 좋은 세단이었으면 좋을련만.... 현실은 ..... ]
[ 실제로 이렇게 생긴 차는 아닌데 이런 느낌 남. 도저히 내가 탄 경찰차 사진을 못구하겠음 ]
경찰이 뒷칸 문을 여는데 안쪽에 펼쳐진 모습은 흡사......
[ 이렇게 개처럼 실려 탄 것은 아니었지만 비참한 기분.... ]
핸드폰도 없고, 돈도 없고, 경찰서 갔다가 집에 어떻게 오지? 하는 아주 간단한 문제부터 별의 별 생각이 다 들었던 순간이었다. 애플의 걱정 스런 눈빛을 뒤로 하고 차에 올라탄 그 때 경찰차가 출발하려다가 잠깐 정지했다. 영어 공포증이 있는 애플이 어찌나 다급했던지 경찰차를 세우고 서툰 영어로 설명을 했다. 뒷칸에 타서 애플이 영어 하는 걸, 호주 와서 처음으로 들어봤다. 농담아니고 진짜 이 글을 쓰는 현재 시점까지도 애플 영어하는거 한마디도 못들어봄. 저 때가 유일한 순간이었다. 어쨌든 서툰 영어로 돈도 없고 핸드폰도 없으니 핸드폰이라도 전해주겠다는 것.
뒷칸 문이 열리고 애플이 경찰과 함께 서있는 모습에 괜시리 울컥했다.
아 이 여자.....
그렇게 영어 쓰기 싫어하고 영어 공포증있는데 얼마나 걱정됐으면 저렇게 다급하게..... 좀 감동
애플이 나에게 핸드폰을 건네주면서 " 돈도 지금 안가지고 있잖아, 경찰서에서 나오면 전화해 " 라고 하는데 기분만 괜시리 뭉실뭉실. 아 이 애틋함.
어쨌든 그런 애틋함도 잠시, 다시 문이 잠기고, 경찰차가 출발했다. 그리고 다시 나를 사로 잡는 수 많은 생각들.
어떻게 해야하나, 벌금, 면허취소,추방 기타 등등 수 많은 잡 생각이 떠올랐다.
내 평생 가장 간절하게 제발 이 것이 꿈이길 바랐다.
뒷칸과 앞좌석은 쇠창살로 막혀있으나 유리창이 보여서 운전석이 보였는데 계속 무전을 주고 받고, 여기저기 밤도로를 미친듯이 헤매고 있었다. 덕분에 차가 좌회전,우회전 할때마다 난 뒤에서 미친듯이 굴러 다녔는데 이거 월미도 디스크 팡팡 저리가라 였다.
냉정을 되찾고 곰곰히 생각해봤다. 어떻게 해야할까,
비리비리한 남자 경찰 하나에, 여자 경찰 하나. 저정도면 나혼자서 충분히 제압할수 있을꺼 같은데 문을 연 순간 발로 확 까고 도망갈까도 생각해보고, 별의 별 생각을 다 해봤다. 그러면서 경찰차는 어느새 경찰서에 도착했다. 보니까 캐닝턴 경찰서였다. 관할이 여기였나 보다. 차에서 내리기 직전 까지도 ' 그래 아직 괜찮아 확 까버리고 도망가자 ' 라고 생각해봤지만, 현실은 시궁창.
차에서 내려서 경찰서로 따라 들어갔는데 정문이 아니라, 이상한 쪽문으로 해서 어두운 복도를 지나 쪽방으로 들어갔다. 머리속으로. 아 씨발 이새끼들 여기서 인종차별 한다고 존나 가둬놓고 개처럼 패는거 아닌가 생각해봤지만 다행이도 여자경찰이 자리에 앉으라고 하고 구석진 방에 구석진 조그만 탁자위에 있는 기계를 꺼냈다. 음주 측정 하는 기계였는데 이걸로 다시 한번 정밀한 측정을 했다. 그리고 여자가는 신상을 털기 시작했다. 가지고 있는게 아무것도 없기 때문에 뭐. 대충 불러주는대로 받아적더니 집을 가보자고 한다. 여권도 집에 있고 뭐 암것도 내 정보를 확실히 확인 할 것이 없었기 때문이었으리라.
그렇게 다시 검사를 끝마치고 영수증 같이 생긴 종이 쪼가리를 주는데, 거기엔 내 알콜 농도, 측정시간 등이 적혀있었는데 내가 어떻게 되는거냐고 묻자, 아마 곧 집으로 서류가 갈꺼라고 아마 법원에 가야 될꺼라고 얘기를 해주는거다. 아 씨부랄 올것이 드디어 왔구나 싶었다. 일단 여자 경찰이 집으로 가자고 해서 밖으로 나왔다. 경찰차를 다시 가져오는 동안 밖에 쪼그리고 앉아서 있었다. 담배 생각이 절로나는데 마침 앞에 경찰새끼 하나가 담배를 빨고 있길래 담배 한대 좀 달라고 하니까 돋대라고 안준다. 이런 개같은 새끼들. 역시 담배인심은 대한민국이 최고다.
어쨌든 잠깐 기다리면서 보니 경찰들이 의외로 조낸 비리비리 한게 싸우면 다 이길수 있을것 같은 기분. 경찰새끼들 존나 만만하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한 경찰차가 저 멀리서 다가오면서 경찰 하나가 내렸는데, 압박감. 아...그래 이게 바로 양키 경찰 포스..... 떡대며 그 포스가. 그리고 차에서 내려서 이쪽으로 걸어오면서 계속 fucking 을 연발. 뭐라고 조낸 지랄지랄 혼자 궁시렁 거리는데 내가 알아들을리 만무. 내가 앉아있는걸 보고 잠깐 움찔하더니 내 옆에서 담배피던 경찰과 대화하는데 그것만 알아들음.
" 들은거 아니야? "
" 괜찮아 영어 못하는듯 "
.......... 씨발... 그것만 들었음.
그리고 여자경찰과 아까 그 비리비리한 남자경찰이 다시 차를 가져와 차에 올라탔다. 집 주소도 불러줬겠다 어차피 이제 일은 벌어졌고 맘편하게 뒤에 또 그 짐칸 같은 곳에 탔는데 마음이 착찹해져왔다. 그리고 그 와중에 잠듬. 이건 뭐 술 쳐먹고 택시에서 쳐자는것도 아니고 남의 나라 경찰차에 타고 그것도 후송차량 같은 곳에 짐짝처럼 타서 잠드는 태연함이란, 갑자기 나란 인간에 굉장히 놀라움을 느끼기 시작했다. 어쨌든 그리고 한참 달리고 경찰차가 멈추고 경찰이 문을 열어줬다. 다 왔나 싶어서 내리니,
여긴 어디? -_-;;;;
경찰이 묻는다. " 니네 집 어디? "
" 나 여기가 어딘지도 모르는디... "
" 아 그래? 그럼 다시 타 "
그리고 다시 또 달린다.
그리고 또 경찰차가 멈추고, 문을 열어준다.
" 너네 집 어디? "
난 대답한다. " 여긴 어디? -_-;;;; "
" 아 그래? 그럼 다시 타 "
그리고 또 다시 또 달린다.
그리고 또 경찰차가 뭄추고, 문을 열어준다.
" 너네 집 어디? "
난 대답한다. " 여긴 어디???????? "
갑자기 경찰이 화내기시작한다.
" 니네 집 어디야!!!! 여기 다 왔잖아, 왜 자꾸 아니라고 해!!! 니네 집 어디냐고 "
나도 갑자기 진짜 빡쳤다.
" 너 경찰이잖아, 내 주소도 알잖아, 너 네비게이션도 있잖아 왜 못찾아!!!! " 라고 조낸 소리쳤는데
경찰새끼도 움찔한다. 나 씨바 진짜 호주 와서 영어 제일 시원하게 한거 같다.
갑자기 남자랑 여자랑 조낸 대화하면서 심각한 표정을 짓는데, 갑자기 난 진짜 개빡치면서 이런 병신 같은 놈들한테 잡힌 내 자신이 싫어졌다.
아닌 말로, 호주 주소체계에 대해서 전에도 언급했지만, 진짜 잘 만들어놔서 첨 와도 지도만 보면 집 찾아갈수 있는 정돈데, 경찰이잖아.... 여기 니네 나라 호주에 살고 있는,,..... 네비게이션도 있잖아.... 아 생각하면 생각 할 수 록 개 빡침.
둘이서 한참을 쳐 여기하더니 다시 차에 오르란다.
그리고 또 다시 달린다.
다시 또 멈추고, 차문을 열어준다.
" 너네 집 어디? "
내려서 주위를 살펴보니, 아주 멀리 익숙한 거리가 보인다.
대략 집에서 약 200미터 떨어진 다른 스트릿...
난 진짜 깊은 한숨을 내쉬고 경찰 새끼한테 come with me 도 아니고 그냥 follow me라고 얘기하고 집으로 걸어갔다.
병신 둘이서 밍기적 거리며 내 뒤를 따라온다. 병신 한테 잡힌 더 병신 나도 그냥 걷는다. 그리고 집에 도착. 집에 들어가 여권을 들고 나와서 경찰에게 건네주자, 내가 경찰서에서 불러준 정보랑 틀린게 없고 집주소도 정확하니 명함 한장을 주면서 금요일까지 면허증 공증을 받아서 가지고 오라고 한다. 지금 면허증도 없으니 무면허도 추가란다.
[ 병신경찰한테 걸린 바보 ]
'그러던가 말던가...'
[ 다 끝났어... 그래.. ]
나의 태연함은 결과론적으로 얘기하자면 끝까지 경찰서에 따로 안감-_-;; 집도 못찾는 등신들 하나도 안무서움.
그리고 더 결과론적으로 얘기하자면 끝까지 무면허에 대한 처분은 없었음. 그냥 음주운전 처분만.
어쨌든 그렇게 처리가 끝나고 경찰이 돌아갔다.
차는 집 앞 스트릿에 세워져있는 상태.
짜증도 나고 일단 그냥 자고 일어나, 아침에 차 가지고 가라지로 들어감. 간 밤에 사건때문에 사람들이랑 이런저런 얘기하는데 안그래도 같은 집에 사는 고등학교 다니는 꼬맹이 석민이가 자다가 경찰들 얘기하는거 듣고 잠에서 깼다함. 자다가 밖에서 영어 대화하는거 듣고 깨서 알아듣는거 보고 괜히 대단해보임. 뭐 어쨌든 별 얘기는 없었다 함.
어쨌든, 이렇게 드디어 나도 호주에서 제대로 한방 경찰에게 크게 한번 걸리게 된 것이다. 정말 재수도 드럽게 없지. 아무리 생각해도 정말 재수없어서 걸렸다는 생각밖에 안드는 상황. 차라리 음주단속에 걸렸더라면 그러려니 했겠지만 이건 뭐 집앞에서 그것도 성에 뺄려고 와이퍼 켰다가 걸렸더니 아주 죽을 맛. 어차피 걸린 것은 걸린 것이고 이제 관심사는 법원. 한국말 통하는 한국 법원도 골아플판에, 영어도 잘 안통하는데 외국 법원이라니 이런 니미랄. 주위에 호주 오래 사신 분들은 내 음주운전 소식을 듣고 이런저런 얘기를 해주던데 뭐 이미 크리스 얀 스토리를 통해서도 알았지만 대략의 처분은 예상되었다. 약간의 벌금과 운전면허정지. 근데 또 이런저런 얘기들어보니 때론 선처를 해주기도 하니 일단 법원의 판결이 어떻게 나는가가 중요했다.
판결이나 마나, 법원가서 뭘 어떻게 해야 되냐가 더 신경 쓰이던 순간들이었다.
그렇게 음주운전을 하고 적발됐지만 법원에 갈 때까지 판결이 난게 아니라, 계속 운전하고 다녔다.
그리고 음주운전 적발과 법원 가서 판결 받기 전, 그 애매한 사이에 난 또 하나의 짜증나는 사건을 경험하니. 바로 교통사고. 그것이 바로 다음 편이 되겠다. ㅠ,ㅠ
자, 그럼 마무리
호주에서 음주 운전 하다가 걸리면 어떻게 될까요?
어떻게 되긴요, 사람 사는데가 다 똑같죠. 다만 한국보다 음주운전에 대한 처벌이 조금 관대한 편입니다. 그래도 하지 맙시다.
PS. 포스팅 후기
혹시나 미리 말씀드리는데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대략 현재 워킹 홀리데이 수기 내용은 2010년 4-5월 경에 사건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또 엄하게 지금 발생한 사건인줄 아시고 말씀하시는 분이 없길 빌며.
그리고 음주운전에 대한 정당성에 대한 포스팅이 아닙니다. 이후로 음주운전 절대 안합니다. ㅋㅋㅋ
단지 호주 음주운전 단속에 대한 얘기, 걸렸을 때 얘기, 걸리고 나서의 일들에 대한 얘기니 재미로 보시길. 처음으로 약속처럼 빠른 포스팅을 한 듯 합니다. 이번주에 다시 또 한편 올려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언제나 그렇듯이 방문해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며, 덧글 달아주시고 광고찍어주시는 분들께 많이 감사드립니다.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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