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기영화에 나오는 모습이었다. 머리에 껍질인지 비듬인지가 늘어붙어있었는데 정말 엄청 났다. 비듬이 왕창 떡이지면 왕비듬이 되어 나오듯이 정말 그런 엄청난 것이었다. BC를 깨워서 알려줬더니 깜짝 놀랜다. 몇장(장이라고 부를만하다) 띠어서 눈으로 확인 시켜줬더니 놀랜다.
- 머리카락 구멍 쏭쏭, 정말 대단하다, BC는 지금도 저걸 가지고 있다. 책 사이에 고이 껴서 -
어제 자전거를 무리해서 타서 그런지 온 몸이 뻐적지근하다, 조셉이랑 같이 떠날텐데 아침일찍 짐을 싸고 준비하기 시작했다, 조셉에게 같이 가자고 말은 안했지만 조셉 출발 할때 같이 출발하면 되겠단 생각으로 일단 BC와 짐을 싸기 시작했다. 가이드북이 없는 우리로서는 조셉의 확실한 정보들과 그의 도움이 엄청 컸기때문에 어차피 같은 루트니 같이 가는게 아무리 생각해도 편하겠단 생각이 들었기에 조셉을 따라가기 위해 준비했다.
슬슬 준비하다가 귀찮아서 " 야 조셉 빨래 널어 놓은거 걷으면 움직이자 " 라며 테라스로 나가 옆 테라스를 빼꼼 내다보니 헉!!!!!!!!!!!!!!!!!!!!!!!! 빨래가 없다. 그리고 밑에서 조셉이 배낭을 매고 떠날려고 선착장쪽으로 걸어가고 있다. 이런 영화의 한장면같은 센스라니!!!!!!!!!!
" 야 좆됐어, 조셉 지금 떠나. " 라며 우린 그때부터 미칠듯한 스피드로 짐을 싸기 시작했다. 테라스로 통해 조셉을 계속 관찰하며 짐을 싸는데 워낙 짐을 풀어놔서 시간이 걸렸다. 어차피 섬이라 배가 와야지 조셉이 타고 나가니 지금 배가 안보이니까 같이 갈 수 있겠다고 생각을 했다.
그때 눈앞으로 배가 지나간다, 조셉은 미친듯이 소리지르며 불러보지만 배는 오지 않는다. 아마도 여기 서는 배는 따로 있나보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조셉이 배를 3대를 놓치자. 마음에 안심! 여유롭게 짐을 싸기 시작했다. 근데 배한대가 슥 오더니 조셉을 태우고 가는거다. 당장 따라가는건 무리다. 숙소에 돈도 내야되고 체크아웃도 해야되고 나름 할일이 많았다. 이런 씨발. 닭 쫒던 개 지붕쳐다본다가 바로 이런 것이다.
BC와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 어쨌든 인도네시아 메단- 말레이시아 페낭이 연결되는 페리가 매일 있는지 확실히 아는게 아니니 일단 조셉이 페낭으로 가는걸 봐선 분명히 조셉이 가는 일정에 맞춰가면 말레이시아로 가는 페리를 탈 수 있을거라고 생각. 어쨌든 일단 짐도 싸고 만약을 위해서 조셉을 따라 가자고 했다. 가이드북도 없고, 정보도 없고 준비를 안했으니 이런식으로라도 일정을 짜서 움직여야만 했다.
결국 얘기가 끝나고 일단 어차피 놓친거 조셉이 빠라빳에서 하루 머문다고 했으니 오늘 밤에라도 이곳 사모시어섬에서 나간다면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젠 조바심도 없이 여유롭게 밥을 먹으로 식당에 갔다. 밥먹다 보니 레스토랑 인테리어가 바뀌어 있다. 테이블도 엄청나게 많고 의자도 엄청나게 많았다. 알고보니 오늘 현지인들 결혼식 피로연이라고 하는데 현지인들이 엄청나게 밀려 들어온다.
밥을 먹다가 마침 주안(우릴 맨첨 이곳에 데려온 삐기놈)에게 혹시 메단행 버스가 있는지 물었다. 가격, 매시간 오는 지, 메단까지 몇시간 걸리는지, 가격 등 여러가지를 물었더니 알려준다. 잘 알고 있길래 메단에서 말레이시아로 가는 페리에 대해서도 혹시 아는지 물어봤더니 잠깐만 기달려보라고 하더니 전화를 하더니 어딘가에 물어보더니 알려준다.
페리는 일주일에 4번 들어오는데 일요일,월요일,목요일,금요일에 들어오고 하루에 한번 아침 9시에만 운행하고,가격은 300링깃정도 하는데 루피로는 75만루피정도 한다는거다. 그리고 오늘 예약하면 토요일이니 내일 모레 월요일 배는 탈 수 있다고 얘기하는거다. 성수기라 예약안하면 못탈수도 있으니 예약하라는거다. 내 생각에는 내일쯤에는 직접가서 타는게 나을것 같고, 가격도 상당히 비싸다고 생각이 들었다. 이정도로 비싸진 않을텐데 하는 마음에 일단 체크아웃을 하고 직접 가든지 어디 여행사라도 들려서 몇번 더 물어보고 해결보자고 생각했다.
체크아웃하며 리카에게 빠라빳으로 가는 배가 언제 또 오냐고 했더니 10시 30분에 들어온다고 해서, 시간도 얼마 없어서 서둘러 나갈려고 했더니 갑자기 주안이 붙잡는다.
" 왜? " " 말레이시아 행 페리 예약안하냐? " " 직접 가서 끊어볼련다. 그리고 너네한테 끊으면 내일 모레나 가잖냐, 시간이 없다. " " 예약안하면 못탄다. 나한테 끊어라. " " 괜찮다. 한번 직접 가서 볼련다 " 라며 주안이 전화통화로 메모했던 종이를 BC가 챙기니 갑자기 종이를 내놓으라고 한다. 여행 역사상 이렇게 쪼잔한 새끼 처음본다.-_-;
" 고맙다 주안, 알아봐줘서 " 라며 내가 손을 내밀자 쌩깐다. " 나한테 예약도 안할껄 왜 전화비 나가게 나한테 물어봤냐 " " 내가 물어봤지 전화통화까지 하면서 내가 알아달랬냐? 알면 알려주는거고 모르면 못알려주는거지, 나는 너한테 그냥 물어 본거야! "라며 나도 살짝 언성을 높이자.
그냥 쌩까고 가버린다. 여행하면서 또 이런 개똘추같은 놈은 처음본다. 이새끼 드디어 본성을 드러내는구나 싶었다. 일단 배들어오는 시간이 10시 30분이니 서둘러 모든걸 다 마무리 하고 짐을 챙겨서 선착장으로 갔다.
선착장에서 기다리는데 배가 오지 않는 것이다. 난 속으로 그런 생각도 해보았다. 주안 저 새끼 저 쪼잔하고 아까 우리랑 다투고 어딘가로 전화하고나서 의미심장한 미소를 한번 지었는데 이거 이 숙소에는 배를 세우지 말라고 말한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주안이 다가와서 말을 거는거다.
" 여기 배 안선다. " " 아침에 조셉이 타고 나가는거 봤다. 거짓말 하지마라 " " 아무튼 배는 안설꺼다, 정 타고 나가고 싶으면 또목에 있는 선착장까지 가서 타던가 해라 " 난 이때부터 존나 완전 짜증나기 시작했다. 이런식으로 막나오면 나도 막나가지 하는 마음이 들어 이때부터 완전 개흥분 mode로 돌변했다. " 너 씨발 이딴식으로 계속 해봐라 " 라며 한국말로 크게 얘기했다.
" 그럼 도대체 나한테 예약할껏도 아니면서 왜 전화비 아깝게 물어봤냐? " 답답한 새끼가 답답한 말만 한다. " 아니 내가 전화로 물어보라고 시켰냐? 내가 너한테 혹시 알고 있냐고 묻지 않았냐 "고 따졌더니 우리한테 훈계를 하기 시작하다. " 너네 그러는게 아니다. 너네는 관광객이고 나는 너네를 도와줄려고 하는데 왜 나를 안믿고 그러는거냐 " " 아 씨발 내가 너 믿고 따라와서 여기 쓴돈이 얼만데 지금 그러는거야? " " 돈? 얼마나 돈을 여기서 많이 썼는데? money back? 돈 돌려줘? " 이 지랄을 하는거다. 이런 개새끼를 봤나. 이거 완전 정체를 제대로 드러낸다.
" 한국 인터넷에 올리던가 맘대로해라, 나도 이제 한국인들 안받는다. " 라며 등을 돌려 자릴 떠난다.
아 개새끼! 존나 짜증이 쯔나미로 몰려온다. 어쨌든 일단 기다리다보니 다행이도 배가 들어온다. 배를 타고 멋진 사모시어섬,또바호수를 떠나며 머리속으로 별생각이 다 들었다. 멋진 호수 경관을 봐도 짜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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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빠라빳에 도착하니 한산했던 항구가 장날인지 장이 들어서 북적댄다. 선착장에서 한 남자가 메단가냐고 물어서 간다고 했더니 메단까지 다이렉트로 가는 버스를 예약하란다 가격을 물어보니 상당히 싸서 OK. Non-AC가 18000루피란다. 빠라빳에 와서 조셉 찾아서 같이 가야되는데 얼렁뚱땅 메단행을 결정하게 되었다. 티켓을 끊어놓고, 조금만 기다리라고 해서 기다리는 동안 BC는 환전을 하고 돌아온다며 혼자 나갔다. 난 기다리며 시장 구경을 하는데 BC가 돌아오더니 환전할려고 갔던 여행사에서 말레이시아행 페리에 대한 정보를 알 수 있다며 " 형이 가서 다시 한번 물어봐 " 라며 알려주었다.
여행사에 가서 물어보니 확실히 매일 있는 것은 아니고 아침 9시에 출발하는것도 맞는데 가격이 주안이 말한것처럼 비싸진 않았다. 좀 믿음직스러워서 이곳에서 아예 끊어서 가는게 낫겠다 싶어 끊어달라고 했더니 여기서는 취급을 안한다는것이었다. 어쨌든 일단 지금 메단으로 향해야 하는 것은 확실했다.
시장 구경을 한후에 티켓 끊은 곳으로 돌아오니 그 남자가 픽업트럭으로 우릴 BUS터미널까지 태워다 주었다. 버스정류장에 내려서 서있는 버스에 우릴 태운다. 근데 버스가 25000루피라던 에어콘 버스다. 역시 가격의 거품이 있던거였다. 실제론 에어콘버스도 18000루피 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지만 어쨌든 나의 개념으론 나쁘지 않은 가격이기에 오케이! 한참을 달려 다이렉트로 4시간이면 도착한다는 메단에 약 5시간 정도가 걸려 4시30분쯤 도착했다.
- 버스에 갑자기 올라타 음악을 연주하고 돈을 받는 길거리 음악가들이 많다. 이것말고도 노점에서 밥먹다보면 갑자기 길거리 밴드가 나타나 정말 멋진 연주를 하고 돈을 받기도 한다. 안주면 땡이지만 말이다. -
도대체 여기가 어딘지 모르겠다.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영어할 줄 아는 사람도 안보이고 가이드북이 있길하나 우리가 뭐가 있나. 당장 여기가 어딘지 파악하는게 급선무다. 일단 물어보고, 안에서 뺑글뺑글 무거운 배낭을 매고 돌아다녀서 추측 얻은 정보는 이곳은 AMPLAS라는 메단의 남쪽에 있는 터미널인듯 하다.
이제부터가 막막하다. 페리에 대한 정보도 없고, 이곳 메단에서 곧바로 페리를 타는게 아니라 벨라완이라는 곳에서 탄다는데 여기서 벨라완까지 15분이면 간다는 사람, 2시간넘게 걸린다는 사람 너무 다양했다. 도무지 정보란게 아무것도 없으니 환장할 노릇이었다. 메단에서 하룻밤 자고 아침 9시에 출발한다는 페리를 타고 가려면 새벽일찍 일어나야했고 그나마 가서 표가 없으면 돌아버리는 노릇이고, 도무지 어떻게 해야될지 판단이 서질 않았다.
한참을 정류장에서 우리가 어디로 향하는지도 모르면서 무작정 버스며 택시며 타라고 삐끼들이 주위를 감쌓다 열심히 머릴 굴려보며 생각해본바 나는 일단 내린 결론이 어차피 현재 이곳 AMPLAS가 어딘지도 모르는데 여기서 어차피 우리가 메단에서 하룻밤 머물기 위해서 자미마스지드있는곳까지 콜트나 오쁠렛을 타고 가야된다면 차라리 여기서 그냥 곧바로 벨라완까지 갔다가 와보는게 메단에서 벨라완까지의 거리도 파악되고,지리도 파악되고,벨라완에서 페리에 대한 정보도 얻고, 뭐 그게 아니더라도 어차피 메단까지 다시 오면 되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에 여기서 곧장 벨라완까지 가는게 가장 최선의 선택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별로 내키지 않아하는 BC를 설득했다. 여행에서 나의 감이란 항상 맞아왔기때문에 나를 믿으라고 했다. 벨라완까지 택시는 8만루피,버스는 만오천루피를 부른다. 꽤 먼거린가 싶었다. 일단 삐끼들을 무시하고 좀 걸어나가서 지나가던 오쁠렛을 잡아탔다. 영어를 모르는 기사에게 한참을 벨라완을 설명하고, 가격을 흥정한 끝에 만루피에 가기로 했다.그리고 오쁠렛을 타고 한참을 달렸는데 정말 메단 남쪽에 있었는지 메단 북동쪽에 있다는 벨라완으로 향하며 중간에 마스지드를 지나갔다. 익숙한 곳에 오니 얼마나 반갑던지, 마스지드를 지나치고서도 한참을 달려 벨라완에 도착했을땐 6시 가까이 되었다.
벨라완에 도착해 보니 여행자가 있을 마을이 아니었다. GH가 보이는것도 아니고 특별히 뭔가 알아볼만한 여행사도 안보이고 말그대로 현지인들을 위한 항구 도시였다. 어느덧 벨라완 항구에 도착했다. 항구 입구에서 내리라는 시늉을 하길래 안에까지 들어가라고 바디랭귀지를 써가며 말했더니 겨우 알아들은 기사가 항구 안으로 들어갔다. 원래 이런 항구는 군사기밀이라서 함부로 못들어갈텐데 신기하게도 항구를 차를 타고 어떤 제지도 없이 맘껏 구경할 수 있었다.
나름 이것도 좋은 구경이었다. 한참을 달려 화물창고같은것만 나오고 거대한 컨테이너를 가득실은 화물선들만 보이더니 어느덧 왠지 페리를 탈 것만 같은 그런 번듯한 건물앞에 도착했다. 보니까 페리그림도 붙어있고 확실히 맞는것 같았으나 만약을 대비해 확실히 해두고 싶어 일단 오쁠렛에서 내려서 근처를 둘러보니 온통 다 문이 닫혀있었다. 근데 다행이도 한남자가 조그만한 부스안에 있길래 가서 물어봤다.
" 여기 말레이시아 페낭으로 가는 페리 타는 곳 맞냐? " " 맞다 " " 내일 떠나는 배가 있냐? " " 있다 " " 몇시에 가냐? " " 이곳은 9시에 문열고 배는 10시에 떠난다 " " 예약안하고 그냥 여기서 표 구입할 수있냐 " " 그렇다. 표는 저기 창구가면 살 수 있다. 내일 아침에 9시에 문을 열고나서 "
정말 천만 다행이었다. 내일 말레이시아로 떠날수 있다는 생각이 드니 완전 안심. 근데 이제부터가 문제다. 과연 오늘 밤은 어떻게 해야하는 것일까. 벨라완 시내로 간다고 해도 별 볼 일 없을것 같고 아무래도 노숙을 해야될 듯 싶었다. 막막해서 그러고 있는데 갑자기 어떤 인도네시아 아저씨가 와서는 우리에게 무슨 일로 그러냐고 해서. 그냥 내일 말레이시아로 배타고 가야된다고 설명했더니 이미 알고 있는 내용들을 친절하게 얘기해주더니 우리의 어려움을 눈치챘는지 여객 터미널 문을 열어줄테니 아침까지 머물러도 ㅤㄷㅙㄴ다고 말해주는거다.
다른 인도네시아인이 문을 열고 있는 아저씨를 가리키며 POLISI 폴리시 (경찰)라고 가르쳐주는 것이었다. 완전 감사합니다. 땡큐. 긴긴 밤을 이곳에서 지내면 되는구나 하는 생각을 하니 기뻤다. 하지만 앉으면 눕고 싶은게 사람심리라고 배는 고픈데 어디서 밥을 먹나 걱정이 됐는데, 그냥 굶지 뭐 하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문을 열고 나서 다가와 배고프면 저쪽에 선원들을 대상으로 장사하는 식당들하고 매점이 있다며 가리키는데 정말 불빛이 들어와 있는 건물이 있었다. 아 정말 구세주!
- 감사합니다. 땡큐! -
아 무도 없는 여객터미널에 들어서자 우리를 위해 한쪽에 불도 켜주고 실링팬도 틀어주었다. 우리는 짐을 내려놓고 쇠줄로 의자랑 묶어놓고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식당들이 몰려있는 그곳으로 향했다. 식당들이 쭉 있는 곳에서 그냥 제일 첫번째 집에 들어갔는데, 사실은 식당입구에 이쁘장하게 생긴 여자애가 있어서 거기로 들어갔다.
밥 을 먹으며 식당에서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는데 식당여주인이 남편이 한국사람인데 결혼하고 2년있다가 한국으로 가버렸다고 하는 것이다. 가슴 아픈 얘기를 듣고 밥을 먹고 나와서 한참을 앉아서 대화를 나눴다. 자세히 보니 한국의 얼굴이 조금 남아있는듯 했다.
알 수 없는 찝찝함을 가슴에 앉고 터미널로 돌아갔다가, 시간은 이르고 잠은 오지 않아. 다시 밖으로 나왔는데 놀랍게도 이런 항구안에도 이슬람사원(자미 마스지드)이 있었다. 할일도 없는데 마스지드에 가서 좀 쉬자고 가자고 해서 들어가는데 BC가 이슬람 신자도 아닌데 괜찮겠냐고 걱정하는 것이다.
별 문제 되겠나 싶어 들어갔더니 몇명이 앉아 있는 것이다. 뻘쭘하게 서있으니 물어본다. " 무슬림인가? " " 그렇다. " 나도 모르게 거짓말 해버렸다. 그 러자 앉아 있는 자리를 두들기며 와서 앉으라는 거다. 조심스럽게 신발을 벗고 올라가 자리에 앉았다. 시원한 타일위에 앉아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뻘쭘하게 앉아 있다가 몇마디 나눴다. BC는 좀 쫄아서 있길래 편하게 하자고 내가 말하자.
" 나는 지금 여기 이렇게 앉아있는것도 정말 신기해 여기가 그래도 이슬람 사원인데, 성당에선 상상도 못해 " 라며 카메라로 사원 여기저기를 찍고 있다. -_-;;; " 성당에서 플래쉬 터트리며 사진 찍는건 상상이 되냐-_-;; 어쨌든 이런 저런 얘기하다가 친해졌는데, 이 사람들 사원안에서 담배를 피는 것이다. 아무렇지 않게, 내 생각에 여긴 정말 편하게 있어도 되겠단 생각이 들었다.
난 그래서 내친김에 하루종일 버스로 지친 몸이 피곤해 엎드려서 일기도 쓰고 가계부도 정리하면서 편하게 쉬었다. 너무 편했다. 그냥 여기서 잠들었으면 하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하지만 있기 불편하다며 BC는 터미널로 가자고 해서 터미널로 돌아갔다. 돌아가는 길에 식당 문을 닫고 퇴근하는 여자애들이 " Bye Chang, Bye Moo " 라며 손을 흔들며 인사를 해준다.
정말 멋진 하루다. 가이드북도 없이 어떻게 정말 잘 버텨냈다. 조용한 벨라완 항구,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 같다. 밖이 너무 시원해서 후덥지근 한 터미널안에 들어가기가 망설였지만 어쨌든 잠은 자야지 내일 말레이시아로 떠날 것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