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시에 잠이 깼다. 간밤에 내 몰아치던 빗줄기는 언제 그랬냐는듯이 멈추고 , 잔잔한 호수가의 정취를 느끼게 해준다. 이제 나른하고 한가롭고 여유로운 또바의 생활이라 생각하니 너무 즐겁다. 침대에 엎드려 책을 읽던중, 덜렁이 BC 사고 하나 또 친다. 갑자기 일어나 내 세면백을 뒤지더니 내 칫솔을 들고는 " 형 이거 내꺼 아냐? " 라며 물어본다. -_-; 아니라고 말해도 " 아 아무리 봐도 내껀데 형 잘못 챙긴거 아니야? " 라고 설레발 친다.

  제발 잘좀 찾아보라고 덜렁이 같은 녀석! 분명히 나중에 또 아 여깄었어 이럴꺼면서 아무리 아니라고 내꺼라고 말해도 자기꺼라고 말하는데 무슨말을 할까. 못믿겠다는 듯 미심쩍은 표정으로 돌아서는 BC. 이새끼 진짜 개념을 어디로 쳐먹은거야.  장기투숙을 고려해 아예 짐을 다 풀어놨더니만 여기저기 내 짐을 뒤적이고 가방을 뒤져보고 쑤셔댄다. 아 그럴 시간에 지 가방 좀 한번 더 찾아보지 또 이렇게 설레발이네, 워낙 덜렁이는 성격이니 내가 참아야지 하는 마음으로 오늘도 정신 수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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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을 먹고 오늘은 일단 걸어서 돌아다녀 보기로 하고 한참을 걷는데 BC가 갑자기 똥마렵다고 숙소로 간단다 아무대서나 대충 싸라고 해도 " 휴지 없다 "라는 핑계를 대지만 아무래도 깔끔떠는 성격때문에 꼭 숙소가서 싸야 되는 모양이다. 그래서 다시 숙소로 빠꾸, 아 진짜.. 꼭 애기 데리고 다니는 기분이다. 다시 숙소로 왔다가 다시 걸어서 Go!  한참을 걸어걸어 우리 숙소가 있는 마을 뚝뚝을 벗어나 옆마을 암바리따까지 도착해, 어이없는 암바리따의 돌의자,탁자를 봤다. 불과 10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오히려 걸으면서 봤던 사모시어섬의 풍경이 더 멋졌다. 암바리따에 더 볼일도 없다 싶어서 다시 또 옆 마을은 시마닌도로 향하기 위해 한참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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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을 걷다가 생각보다 멀다고 느끼고 있는 가운데 BC가 그만 가자고 힘들다고 해서 숙소로 돌아왔다. 한참을 걸어서 숙소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점심으로 또 신메뉴 도전 치킨사테 (사테: 꼬치) 맛있게 먹고, 4구 한판 치면서 숙소에서 일하는 여자 2명  리카,지혜 그리고 삐끼들중 하나인 카르릴토스 이렇게 3명과 말장난 하며 놀았다. 리카는 우리 옆방에 묵은 포르투칼남자한테 계속 마이 달링이라며 추근덕 거리는데 배꼽잡았다. 포르투칼 남자 귀찮은듯 하지만 은근히 즐기면서 다 받아주고 있고, 그 상황에서 지혜는 나한테 달링이라며 장난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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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혜는 인도네시아 삼성공장에서 일하다가 서울에서 6개월 정도 있었는데 그때 한국이름을 얻었고 또 할머니가 한국인이라고 했다. 어쩐지 한국사람 처럼 생겼다고 했더니만, 재밌게 놀다가 막간을 이용해서 난 빨래를 하고 BC는 계속 애들과 노닥거린다. 빨래 하는 김에 BC꺼까지 해줬는데 BC도 미안했는지 빨래 널때는 와서 도와주었다.   BC 와 대화 끝에 내일은 모터바이크를 빌려서 섬을 일주를 해보자고 했다. 책보면서 쉬는 동안 BC는 또 숙소 레스토랑에 가서 여자애들이랑 얘기를 하고 돌아왔다. 신이 났다. 재미 제대로 들였다. 신나서 오더니 저녁에 레스토랑에서 공연을 한다고 완전 신이 났다.

 동남아 애들 특히 이런 곳에 애들은 우릴 친구가 아닌 돈으로 본다고 너무 들뜨지 말라고 얘기해주고 싶었으나 그 흥을 깨기 싫어서 내버려두었다. 현욱이가 인도에서 흥을 깬걸 생각하면 도저히 그럴 수가 없었다. 그 두꺼운 한국대표문학전집을 거의 다 읽어갈 7시 무렵 BC는 안절부절 못하며 계속 엎치락 뒤치락 하며 침대에서 뒹군다. 빨리 레스토랑으로 가고 싶은 모양이다.



 난 일부로 무시하고 그냥 묵묵히 책을 보고 있자니 이젠 일어나서 방안을 왔다리 갔다리 하며 안절부절 못한다. 사랑하는 여자를 빨리 보러 가고 싶은 것 마냥 정신 없다. 7시 30분쯤에는 밥먹으로 가자고 한다. 난 거의 책을 다 읽어서 이것만 보고 가자고 말했더니 " 형! 사람들 다 레스토랑으로 가고 있어 공연보러, 우리도 빨리가자 " 라며 재촉한다. 내가 보기엔 오늘 공연을 할 것 같지도 않고 한다고해도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_-;

 어린애같은 BC의 모습에 " 그럼 너 먼저 가있어 나 책 다 읽고 갈께 " 라고 하자 조용히 그냥 있는다. 그리고 책을 다 읽고나서 숙소레스토랑으로 가니 사람들도 많고 인도네시아 애들도 많아 정말로 공연을 하려나 싶은 마음이 들었다. 별기대는 안됐지만 어쨌든 하면 좋은거 아닌가. 저녁을 대충 시켜먹고 한참을 밍기적 기리다보니 결국 공연은 개뿔.
 
주안, 존,카를,BC 4명이서 빈땅내기 당구를 치는데 BC와카를이 한편, 주안과 존이 한편으로 했는데 게임 끝나고 맥주를 시키려고 했더니 먹으면서 하자고 일단 주문해서 한잔씩 따라놓고 즐기면서 당구를 친다. 결국 게임은 BC와 카를리토스의 전패로 막이 내렸는데, 맥주를 2병 시켜서 BC가 한병값을 계산하려고 하자 BC보고 맥주값을 다 내라고 하는 것이다. 어이없는 BC는 얼굴 붉히며 싸웠다. 결국 카를리토스가 알았다고 자기가 1병값 계산한다고 하자 BC 미안한지 " 형 어떻게 좀 해봐 " 라며 사태수습을 해달라고 한다.

 영어 자신있다고 해서 자기만 믿으라고 여행가기전에 큰소리치고 여행에서 변변찮은 대화한번 못나눈 BC에게 조셉이랑 같이 다닐때 뭐 좀 물어보라고 하면 큰소리로 " 형이 물어보지 왜 나한테 시켜 "라고-_- 했던 녀석이..쯧..아 나 왜 이러니 왜 이런거에 짜증내야 하니. 정말 이런거 너무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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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쨌든 여행을 하며 BC의 자꾸 나쁜점만 보이는데 이미 충분히 예상했던 일이기에 그냥 담담하게 넘기려고 한다. 여행 전에 무수히 수 많은 상황들에 대해 얘기하고 그때마다 다짐을 철썩같이 했던 BC지만 역시 사람이란..쯧 예전같으면 싫은소리 따끔히 충고 해줬겠지만 그래봤자 나에게 돌아오는게 없다는 생각에 묵묵히 있는다. 어쨌거나 그냥 즐기는거다. 이 여행을 나중에 돌이켜 봤을때 과연 또 어떤 느낌일런지 태국까지 일정은 어차피 BC와 함께이니 끝까지 참고 BC에게 맞춰주고 미얀마 가서 진짜 제대로 된 여행을 해보자! 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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