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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일지/호주 워킹홀리데이] - [호주 워킹 홀리데이] EX. 크리스마스 여행 2010년 12월 25일 Dunsborough & Augus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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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일지/호주 워킹홀리데이] - [호주 워킹 홀리데이] Ex. 크리스마스 여행 2010년 12월 26일 Dunsborough


 마지막 날
 정신 없던 아침.
 아침부터 숙소 정리를 하느라 다들 난리가 났다.

 짐도 싸랴, 뒷정리 하랴, 청소 하랴 난리가 났다. 이미 집 주인이 데려온 하우스키퍼들이 방들에 들어와서 벌써 정리 들어간 가운데 우리는 더욱 분주해질 수 밖에 없다.

 그 와중에 일단 아침 챙겨 먹고 경품 추첨을 했다.

 이 얘기를 하려면 그 날의 새벽으로 다시 돌아가야 된다.
 
 다시 또 새벽 늦게까지 술 마시는 멤버에 있던 나와 몇몇 아이들. 밤이 되니 또 배는 고프지. 우린 키친에서 남은 음식들도 데워먹고, 짜파게티 같은 걸 끓여먹으면서 허기를 달래는 데 둘러보니까 음식이 장난 아니게 많이 남아있는 것이다. 음식 뿐만 아니라 음식재료. 심지어 쌀도 한 두포대를 사왔는데 한포대 밖에 안먹어서 한포대는 쌔삥. 이런식으로 남아도는 식료품 재료가 산더미 같은 것이다. 그래서 아이디어를 하나 제안했다. 

 식료품들을 일정 나눠서 번호를 매겨놓고, 아침에 제비뽑기로 뽑자고. 그리하여 거실에 넓직한 테이블 위에 쓸만한 식재료들을 모두 끌어다 모아놓고 그 야심한 새벽에 식료품들을 마구 나눴다. 가장 좋은건 비싼 한국 쌀 한포대. 가장 안좋은건 과자부스러기만 주는게 있을 정도로 완전 복불복

 그렇게 아침 복불복까지 끝내고 아침 식사 하고 뒷정리를 마치고 숙소에서 나왔다.
 


 연휴 막바지고, 이제 좀 다른 구경도 좀 하자고 해서 이동한 곳은 마가릿 리버, 우리는 동굴을 보러 갔다.
 그 일대 등대며, 여러가지 동굴들을 묶어서 볼 수 있는 티켓을 팔길래, 회의를 했는데 다 보고 싶어하는 사람들도 많았으나 그냥 하나만 보자고 얘기하는 사람도 많았다. 비등비등하게 엇갈리는 의견 가운데 아무래도 운전하는 사람들이 좀 힘들것 같아 결국 동굴 하나만 보기로 했다.


 그리하여 우리는 맘모스 동굴 하나만 보기로 했다.



 역시나 차에서 내리자마자 파리떼가 극성. 다들 나뭇잎가지 하나 떼서 연신 부채질을 해가며 파리를 내쫒았다.
 그리고 티켓을 끊고 동굴로 입장하는데, 오디오 가이드를 준다. 헤드폰과 연결된 기계로, 동굴에 대해 이런 저런 설명을 해준다. 특정 지점에서 이건 무슨 동물 모양이고, 여기서 뭐가 발견되었고 뭐 이런 내용들.



 동굴에 들어서자 바깥과는 달리 완전 시원.
 동굴 규모는 확실히 여행 다니면서 봤던 많은 동굴들에 비해 그리 대단한 것은 아니었다.
 여기까지 왔으니 보는 거지, 뭐 딱히 챙겨봐야 할 정도는 아닌, 참 이런게 여행의 딜레마 인듯 하다.

 여행다니면서도 이런것들에 대해 언제나 갈등이 있는데, 여기까지 왔으니 이걸 봐야 되나 말아야 되나의 문제인데 사실 냉정하게 보면 굳이 안봐도 되는 것들 수천진데 그렇다고 안보자니 섭섭하고 뭐 그렇다. 물론 이 때는 여러 친구들과 함께 한 여행이라 굳이 동굴에 대한 기억보다는 동굴안에서 친구들과 나눴던 대화들이나 그런게 추억으로 남기 때문에 의미는 있었지만....

 가끔 여행 다니다보면 그런 사람들도 만나게 된다. 예를 들면 이집트에 가서 피라미드를 안 봤다는 사람이나,  인도의 그 유명한 타지마할이 있는 동네 아그라에 가서 타즈마할을 안봤다던가 뭐 그런 사람들 얘기를 들어보면 굳이 뭐 꼭 봐야되요? 이러면서 얘기는 하는데 그게 어떻게 보면 맞는 말이기도 하긴 한데 겉멋인거 같기도 하고. 뭐랄까 그걸 안봤다는게 또 뭔가 있어보이고 자랑스럽게 얘기하는듯한. 사실 위의 저런 수준의 동굴이라면 그런 말을 해도 되겠지만 그래도 피라미드와 타즈마할인데 그걸 꼭 봐야되냐고 묻는다면 아무리 사람이 각기 다름이 있고 상대적이라고 해도 그건 쫌 아닌듯 하다. 사족을 붙이자면 개인적으로 피라미드 보다는 타즈마할을 봤을 때 더 압도 당했기 때문에 그런지 몰라도 타즈마할 안봤다고 자랑한건 좀 ㅎㅎㅎㅎㅎ 게다가 타즈마할 있는 동네가 아그란데 거기가 타즈마할때문에 존나게 관광객들이 많아서 아주 악명높다. 개뿔도 없는 동넨데 타즈마할 달랑 하나가지고 전세계 관광객들이 오니 어찌나 동네가 개구린지. 근데 그런 동네 와서 한다는 소리가 타즈마할 꼭 봐야되요 라면... 아그라에는 뭐하로 왔는지 싶기도 하고.

 암틈 뜬금없는 사족이 붙었는데 결론은 저것이 여행의 딜레마다 라는 얘기.



 동굴 밖으로 빠져나오면 길이 양갈래가 있는데 돌아가는 코스와 지름길 코스. 우리가 들어왔던 입구 주차장쪽으로 어떻게 가느냔데,  천천히 돌아가기로 했다. 가는 길에 도로를 지나쳐가게 됬는데 쭉 뻗은 도로와 (사실 약간 커브 ㅋㅋ) 나무들 그릭 파란 하늘이 이뻐서 여기서 점프샷 좀 찍어보기로 했다.


 애들 수십번 점프 시키고 그걸로 완전 또 깔깔.
 그렇게 점프를 많이했는데 제대로 된거 한장 못건진듯.

 주차장으로 돌아와서는 더위를 식히려고 잠시 휴식.



 벤치에 앉아서 물 마시면서 쉬는데 필리핀 황태자라 불리우는 희섭이가 쪼그리고 앉아 이상한짓 하길래 한참을 웃었다. 호주에 오는 많은 워홀러들이 필리핀을 들렸다 온다. 유학원과 여행사의 합작품인데. 대개 많은 이들이 호주 생활에 대한 두려움 부담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필리핀 어학연수 몇개월을 묶어서 필리핀에서 어학연수하고 호주로 가게 해놨다.

 배낭여행 다닐 때는 필리핀 다녀온 사람 만나보기가 꽤 힘든데 호주에서는 엄청나게 많이 만나 볼 수 있는게 그 이유가 되겠다. 사실 배낭여행자에게 필리핀은 그닥 매력 있는 곳은 아니다. 외딴 곳에 있는 섬나라이고, 관광지나 유흥지로서의 이미지도 워낙강하고 그렇다고 태국과 비교해서 볼 거리가 두드러지게 알려지지도 않았고. 그래서 배낭여행자에게는 별 메리트가 없는 동네. 하지만 호주 와서 수 많은 워홀러들이 필리핀 얘기를 하면서 어찌나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을 하던지. 거의 대부분 배낭여행 경험이 없기 때문에 어떤의미로의 칭찬인지 감은 잡았지만 한번 쯤은 가고 싶어졌다. 재밌게도 정말 배낭여행자들에게 외면 받는 필리핀은 일반여행객들, 유흥을 쫒는 사람들에게는 이미 정점에 섰던 나라였다.

 암튼 잠깐의 휴식을 마치고 다들 좀 지쳤는지 그냥 퍼스로 가자고 다들 의견이 모아진 가운데 나이는 어쩔수 없다며 투덜투덜 ㅎㅎㅎ 



 다음으로 향한 곳은 버셀톤
 버셀톤 역시 퍼스에서 굉장히 가까워 주말이면 낚시들도 많이 오고 하는 동네다.

 퍼스로부터 다들 한-두시간 안이면 가는 위치에 있기 때문에 별 부담은 없다. 당일치기 코스로도 좋은 곳들이다. 버셀톤은 제티가 유명한데 제티를 다시 설명하긴 그렇고 호주 워킹 홀리데이 수기를 읽어보시면 제티가 많이 나오기 때문에 아는 분들은 아시리라 보고. 생략!



 암튼 요게 버셀톤 제티다.
 여기가 유명한 이유는 센과 치히로에 나오는 배경이 되었다고 해서 그렇다는데 이것도 또 생각해보면 진짤까 싶기도 하고..

 여행다니다 보면, 이런걸 많이 마주치게 된다. 어떤 감독이 여길 기초 삼아 배경을 삼았다던가 여기에서 촬영을 했다던가 뭐 그런걸 마주치는데 사실 진짜 촬영지라면 별 상관이 없지만 만화나 애니메이션 같은 경우엔 의문.

 미야자키 하야오가 진짜 여길 와보고 이걸 바탕으로 센과 치히로의 배경을 구상했는지 의문이지만 뭐 사람들에게는 그렇게 알려져있다. 마찬가지로 예전 시리아 여행 중에 크락 데 슈발리에 성에 갔을 때도 ( [아시아/일본] - 천공의 성 라퓨타에서 , [여행일지/2007 중동 4개국] - 시리아 070215 천공의 성, 크락 데 슈발리에! 천사들이 사는 나라 시리아! ) 천공의 성 라퓨타가 이 곳 배경이라고 말하는데 이게 진짜진 가짠지 알 길이 없는 노릇. 뭐 암튼 버셀톤 제티는 그런식으로 유명했다.




 퍼스에서도 가깝고, 버셀톤 자체도 다른 시골마을보다는 큰 도시고 하다보니 바닷가에 사람들이 많았다.  마땅히 휴식할 장소 찾기도 힘들고 그늘 하나 찾기도 힘든 상태. 아침에 숙소에서 나오면서 대충 점심 도시락을 만들었기 때문에 일단 버셀톤에서 점심을 먹고 가기로 하고 나무 그늘 하나 찾아서 거기 다들 옹기종기 모여서 도시락을 먹었다. 도시락은 볶음밥.



 먹으면서 또 퍼스 올라가서 뒷풀이를 하네 마네 하면서 토론.
 회비가 남은 터라, 뒷풀이 할 사람들은 회비에 조금 더 보태서 뒷풀이하고, 뒷풀이 안할 사람들은 회비 돌려주기로 했다. 거의 대부분 뒷풀이 참석. 그리고 이날 함께 여행을 한 미영이가 곧 한국으로 떠나는 마지막 자리였다. 이 여행후 곧 미영이는 한국으로 돌아가는데 아주 귀엽고 애교넘치는 친구가 한국에 돌아간다니 많이 섭섭했다.

 이렇게 또 즐거움 가운데 이별이 있었다.
 호주 생활은 언제나 만남과 이별의 연속.

 미영이가 지내는 집 주인아줌마가 미영이를 데리로 버셀톤까지 와있던 터라 미영이는 여기서 그 주인아줌마 만나서 떠나고, 남은 우리는 다시 차를 타고 퍼스로 향했다.


 [ 사진 위 : 뭔가 당당한 포즈의 애플 ㅋㅋㅋㅋㅋ ]

 퍼스에 도착해서 또 한인마트에서 소주를 짝으로 사고, 맥주도 박스로 사고 해서 뭔가 술 마실 곳을 찾았는데 그리하여 우리가 간 곳은 '코리아나'라는 한인식당. BYO (자기 술 가져다 먹을 수 있는 곳)가 되기 때문에 이 곳으로 선택. 식사겸 반주로 해서 술을 먹는데 갈비탕에다가 소주 한잔 하고 난 뒤 역시나 술이 달아오르자 또 한잔 더 한잔 더 하면서 우리의 단골 소주방인 '시나브로'로 향해서 거나하게 한잔 걸치며 이 여행을 마무리 했다.

 그리고 술자리에서 나온 12월 31일 파티와 2011년 맞이 여행.
 이렇게 또 놀고먹는다. ㅎㅎㅎㅎㅎ

 포스팅 후기)
  크리스마스 여행만 3탄째네요. 이게 참... 저한테는 너무 즐거웠던 기억이라 사진도 많이 찍고 해서 많은걸 보여주고 싶은데 보시는 분께는 별의미없어 보일 수도 있는 포스팅. 그래도 저에게 추억인 여행이라 3편이나 해서 올려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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