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호주 워킹 홀리데이 수기는 시간의 흐름대로 쓰여지고 있습니다. 한편이 단 몇분에 관한 얘기 일 수도 있고, 몇 달에 관한 얘기 일 수도 있습니다. 개별 에피소드 별로 보시는 것 보다 처음 부터 차례대로 보시는 것이 정신 건강에 이롭습니다. 그리고 수기 몇편에 한번씩 Extra편에는 각종 호주 생활 관련, 준비관련 포스팅을 하겠습니다. 작은 도움이라도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재밌게 읽으시고,호주 생활,워킹홀리데이 관련 질문은 언제나 리플로 달아주시면 확인 즉시 답변 드리겠습니다. 이 수기의 처음부터 읽으실 분은 클릭하세요! 호주 워킹 홀리데이 첫편보기!


 31. 탈출 카나본 백패커


 슬슬, 카나본 백팩에서 벗어나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왜냐하면 권의 Job을 소개받기 위해 머물었던 카나본 백팩에서 어느덧 한달가량동안 권이 잡을 받지 못했던 것이다. 그만큼 일이 없었던 것일까, 게다가 윌도 퍼스로 가고 몇주간을 엑스와 생활했는데, 엑스 때문에 굳이 백팩에 머물 그럴 이유도 없거니와 더이상 이 곳에 머물며 비싼 방값을 치룰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결국 난 쉐어하우스를 구하기로 결심하고 그날로 여기저기 쉐어하우스를 알아보는데 역시 카나본은 대만아이들이 잡고 있는게 맞았다. 밥을 먹다가 옆에 앉아 밥을 먹고 있던 대만애들에게 " 나 쉐어하우 찾는데 쉐어하우스 정보 좀 있냐? " 라고 묻자마자, 한 여자가 나에게 곧바로 쉐어하우스 정보를 줬다. 이 여자가 친절한 대만친구 켈리였다. 


 " 혹시 너 리사라고 알어? "

 " 아니 "

 " 바나나 쉐이드 매니저, 리사를 모르니? 어쨌든 리사가 지금 쉐어 생을 구하고 있는데 "

 " 아 정말? 그럼 연락처 좀 가르쳐줄래? "

 " 내가 리사한테 전화해서 좀 더 정확하게 알아보고, 내일 전화번호를 알려주던가 할게 "


 그렇게 다음날 켈리는 방값과 집 정보를 나에게 알려주었다.  그리고 켈리가 알려준 쉐어하우스 말고 또 하나의 숙소를 구했는데 다름 아닌 시푸드 공장 숙사였다. 공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싼 값으로 방을 빌려주는데 정말 쌌다. 방 자체로 가격을 매기기 때문에 방 하나에 90불,100불이었다. 결국 두명이서 쓰면 1인당 45불,50불의 가격(둘의 차이는 화장실이 안에 있냐 밖에 있냐).


 일단 시푸드 어코모데이션을 한번 둘러보고 사진을 찍어주었다. 그리고 퇴근하고 백팩으로 돌아가 권에게 시푸드 어코모데이션 사진을 한번 보여주고, 대충의 설명을 들려주었다. 공장과 걸어서 약 5분 거리에 위치한 시푸드 어코모데이션. 만약에 이 곳에 간다면 시내와 떨어진 외곽에서 생활하기에 조금 심심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내가 출근을 할때 차를 쓰지 않아도 돼 편하게 되겠지만 애플이 잡을 구하는데 조금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대충 시푸드 어코모데이션에 대해 설명해주고 우리는 곧장 켈리가 알려준 방을 보기 위해서, 집주인이라는 리사에게 전화를 걸었다. 전화를 했더니 리사는 갑자기 기다리라고 하더니 다른 사람을 바꿔주느데 이런, 한국 사람이었다. 리사네 집에 산다는 그 사람은 바로 '토미'. 다행이도 토미가 쉽게 길을 알려주고, 집앞에 나와있겠다고 말하는것이다. 그리하여 곧장 출발, 리사네 집으로 갔다. 설명해준대로 금방 집을 찾았고, 또 토미가 마중나와있었다. 


 토미가 리사에게 데려다 주며 간단하게 설명해줬다. 자기는 리사네랑 같이 살고 있고, 내가 볼 집은 리사가 렌트하는 또 다른 집( 리사가 사는 집 옆 건물 )이라고 한다. 근데 그 집에도 한국 사람이 살고 있다는 거다. 시푸드에서 같이 일하는 리오도 그러더니 정말 이 곳 카나본에 은근 많은 한국사람이 장기체류로 하며 백팩 생활이 아닌 쉐어하우스에서 생활 하고 있었다. 카나본에 점점 놀라움을 느꼈다. 그리고 집주인 리사를 만났다. 필리핀 아줌마였는데, 간단하게 방을 보여주는데 방이 정말 넓었다. 가격은 주에 85불. 집은 조금 낡았지만 여러가지로 이점이 많이 보였다.


 백팩 생활보다야 돈도 절약이지만, 일단 이 집에 사는 다른 한국사람들과 토미 때문에라도 카나본 물정에 더 밝아질것 같았고 무엇보다도 리사가 바나나공장 매니저라는 사실이 엄청난 행운으로 생각되었다. 대충 집을 보고나자 리사는 이것저것 우리들에 대해 물어보며, 자기가 어딘가에 꽂아줄 수 있다는 듯이 얘기를 해야되는데 둘다 job이 있고, 게다가 한명은 카나본에서 가장 좋은 시푸드 공장에 다니니, 별로 자랑도 못하고 우리의 결정을 기다려야했다. 하지만 우린 집을 본지 5분도 안돼  이 집으로 결정을 했다. 잡도 잡이거니와 시푸드 어코모데이션의 외딴 생활에서 탈출해 좀 더 많은 이들과 친해질 기회였기 때문이다.


 백팩 기간이 끝나고 들어오겠다며 입주 약속을 하고 백팩으로 돌아왔다. 


 그로부터 며칠 후, 이제 떠나기 전날, 우리는 큰 짐들을 미리 옮겨놓기로 했다. 이유는 백팩에서는 아침에 체크아웃을 해야하고, 난 아침에 출근해야했기에 미리 큰 짐만 옮겨놓고 당장 필요한 세면도구나 옷가지등은 그냥 권이 아침에 체크아웃하고 가지고 이사갈 쉐어하우스로 가면 됐기 때문이다. 그렇게 우리는 전날 짐들을 가지고 쉐어하우스로 가서 우리가 살 방에 들여놓았다. 그리고 백팩으로 돌아왔는데 몇개 짐을 놓고 가는 바람에 다시 쉐어하우스로 가야 했다. 다시 짐을 꼼꼼히 챙기고 쉐어하우스로 갔더니 드디어 이제 앞으로 쉐어메이트가 될 사람들을 만났다.

 

 한국,대만 커플 얀과 마리나 그리고 얀의 절친 (한국에서부터) 크리스.


 간단하게 인사를 나누고 방에 가 짐들을 놓고 나와 밖으로 나오는데 마리나가 완전 귀여운 말투로 " 안녕하세요 " 이렇게 인사한다. 안녕히 가세요 라고 인사해야되는데 어찌나 웃겼던지 아니 귀여웠다. 


 그리고 백팩으로 돌아와 이제 엑스와의 마지막 날이라 한잔 하고자, 돼지고기와 아껴둔 김치까지 써서 두루치기를 만들어서 한잔 하자고 하자, 엑스는 또 밥만 먹고 방으로 휙 들어가버린다. 정말이지 상식이하다. 마치 그 태도는 우리가 자길 버리고 가기라도 한다는듯한 태도였다. 어쨌든 드디어 카나본 백팩에서 보내는 마지막 날, 


 참 일이 어떻게 이렇게 꼬이는지, 한달 넘게 job을 기다려도 오지 않더니만 다음 날 떠나기에 그 날은 권이 6시에 job을 구하러 리셉션에 가지 않았음에도 밤에 캐시가 방으로 찾아왔다. 그리고 농장일을 구해준것이다. 일단 얼떨떨하게 받긴 받았는데 내일 아침에 방을 빼야되는 상황으로서 굉장히 애매한 상황이 되었다. 한달여만에 잡을 구한 권. 근데 전혀 기쁘지 않은 상황. 그래도 너무나 오래 기다렸던 Job이기에 job은 job이고 방은 예정 대로 내일 빼기로 했다. 덕분에 우리는 내일 둘다 체크아웃을 할 수 없는 상황. 


 엑스에게 체크아웃을 부탁하자.

 내키지 않다는 듯이.. " 아 씨발 그럼 내일 일찍 일어나야되잖아 " 이 지랄.

 솔직히 체크아웃 안해도 상관은 없다만 디파짓 20불 때문에 해야되는 것이었다.


 근데 과연 캐시가 순순히 돈을 돌려줄까가 갑자기 의문이었다.


 캐시, 카나본 백팩의 여사장, 그리고 카나본 전체에 소문난 개 또라이.


 캐시에 대해 이야기 하면 카나본에 도착해서 맨 처음 카나본 백팩에 도착했던 때부터 거슬러 올라간다. 윌과 엑스가 머무는지 잠깐 백팩 입구로 들어가 마당겸 주차장을 한번 슥 둘러보던때 처음만난 캐시, 맘대로 들어왔다고 개 지랄지랄을 떨었는데, 우리가 일단 잘못이라면 잘못이기에 그냥 그 때는 그러려니 했는데, 우리가 백팩에 들어온 첫날, (예전 포스팅 참조) 백패커들이 마당에 잡초를 뽑고 있었는데 그건 다름 아닌 그 백패커들이 전날 방에서 술을 마셔서 걸렸는데 쫒겨나지 않기 위해서 하는 일이었다. 


 카나본 백팩의 룰은 반드시 지켜져야 하고, 지켜지지 않을 경우 경고 따윈 없고 곧바로 퇴실인데 정말 이건 다른 백팩도 마찬가지겠지만 카나본 백팩은 유독 엄청나게 심했고 또 이 과정에서 캐시는 아주 미친년처럼 지랄지랄을 한다는거다. 덕분에 1주일치 방값을 내고 쫒겨나게 생긴 백팩커들은 역으로 싹싹 빌어서 일주일간 마당에 잡초를 뽑는것으로 쫒겨나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나에게 그날 " 포트 호텔로 가세요. 여기 안좋아요 " 말했던 한국인은 (이 한국인도 잡초 뽑는 일을 해야만 했다 ) 심지어 경찰서 까지 찾아갔다. 


 쫒겨나는건 쫒겨나더라도 방값은 돌려줘야 하지 않은가에 대해서 캐시랑 싸우다가 경찰서까지 가서 얘기했는데 오히려 경찰이 그랬다고 한다. " 카나나본 백팩 여사장, 정말 위험한 여자다. 조심해라, 완전 미친 여자니까 함부로 하지 말고 조심해라 " 라고,, 암튼 모르는 사람이 없을정도로 또라이로 유명한 여자가 바로 캐시였다.


 카나본 백팩의 룰중에 11시까지만 백팩에서 술을 마실수 있고, 그 이후도 술을 더 마시고 싶으면 완전 밖으로 나가야 하는데 몇명의 일본인들과 웨스턴들이 또 캐시에게 걸렸는데 이번에도 몇명은 방값도 못돌려받고 쫒겨나고 그나마 완전 장기체류한 몇명들은 캐시 꼬봉짓, 감시역을 했어야했는데 다름아닌 앞으로 이 백팩에서 사람들이 늦게 까지 술을 마시면 가서 경고를 해줘야 하고, 만약에 11시 넘어서 술을 마신 백패커가 보이면 감시역을 하는 백패커들도 같이 쫒겨나야 한다고 각서까지 써서 싸인을 했다. 백패커를 부려먹는 캐시. 정말 대단한 사람아닌가.


 캐시에 대한 일화는 암튼 엄청나다. 개인적으로 크게 캐시랑 부딪힐일 없어서 무서운지 어떤지는 모르겠는데 엑스는 캐시말이라면 하늘의 법처럼 여기는데 한번은 이런일이 있었다. 


 아무래도 백패커다보니 음식물, 특히 라면박스나 박스채 산 음료수같은건 밖에 보관하기가 좀 그래서 방안에 두는데, 엄격히 말해 방안에는 음식물 반입금지. 어느날 캐시가 우리 방안을 보게 됐는데 라면 박스를 보고는 밖에다 두라고 말을 하는 것이다. 대충 알겠다고 둘러대고 있는데 갑자기 엑스가 우리 라면 박스를 들고 밖으로 나가면서 " 캐시가 밖에다 두라잖아, 니 땜에 괜히 나까지 여기서 쫒겨나면 안돼 " 라고 하면서 나가는거다. 기가 막혀서... " 씨발 니꺼 아니라고 얘기 할테니까 걱정 꺼 " 라고 얘기하며 다시 방안으로 가져왔는데 정말 기분이 상했다.


 그리고 좀 후에, 엑스가 음료수며 과자를 방안에 뒀는데, 내가 비꼬듯이 " 음식물 방안에 안되는데 괜찮냐? " 라고 말하자.. " 밖에다 두면 애들이 가져가잖아 " 이 지랄....


 남의 일은 완전 무관심, 자기일에는 급민감. 정말 썩는 놈. 어쨌든..


 카나본 백팩을 탈출하는 것은 정확히 말해 엑스에게서 다시 한번 벗어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다음날 권도 농장으로 가고, 나도 공장 출근하고.. 오후에 퇴근해서 가니 엑스는 포트호텔 방 알아보고 왔다고 하는 것이다. 진짜 웃음만 나왔다. 일본애들이 포트호텔에 갈 때 그렇게 병신취급하더니 이제 긴장을 타는거다. 그동안 분명, 어찌되었든 간에 내가 차를 빌려주면 권이 농장에 이력서를 돌리러 다닐때 따라다닐려고 했던 또 누군가에게 의지할 생각이었다가, 이제 우리가 떠난다니 Job을 잘 꽂아주는 포트호텔에 가야했던 것. 정말 대단한 놈이다. 


 어쨌든 엑스에게 체크아웃은 어떻게 됐냐고 하자, 캐시가 아침에 개지랄지랄을 하면서 애플에게 Job을 소개시켜줬는데 나간건 완전 bad라고 하면서 디파짓 20불을 돌려줄수 없다고 이건 punishment라고 얘기했다는 거다. 예상하지 못한건 아니지만 짜증은 났다. 돌려달라고 가서 싸워볼까 하다가 어쨌든 우리도 좀 찝찝했던 문제였기에, 게다가 개또라이 상대하기도 싫고해서 그냥 먹고 떨어지라고 했다.


 그리고 드디어 이제 우리의 새 보금자리,쉐어하우스로 갔다. 방에서 짐을 정리하고 있으니 권이 농장일을 끝내고 돌아왔는데, 캐시가 아무래도 농장주인에게 전화를 했다나보다. 농장일을 하고 있는데 농장주인이 와서는 " 너 방 옮겼냐? " 라고 해서 자기도 캐시가 전화했다는걸 직감했다고 근데 다행이도 그냥 그정도 물어보고는 별일 없었던듯. 대충 느낌이 캐시가 농장주인에게 전화해서 지랄지랄 하면서 권을 짜르라고 했던듯 했다. 근데 뭐, 농장주인이 다행이도 권을 짜르진 않았다. 그닥 캐시랑 친한 주인은 아닌듯. 


 어쨌든 그렇게 드디어 우리는 쉐어하우스 그리고 job을 모두 갖추며 이 곳 카나본에 완벽하게 녹아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쉐어하우스에 대 반전. 그것은 쉐어하우스 가격이었다.

 쉐어하우스 가격은 주당 85였는데

 

 리오의 쉐어하우스 가격 주당 25불(1인)

 시푸드 어코모데이션 가격 주당 85불(한 방에)

 다른 쉐어하우스들 가격 30불-50불 사이.


 그래서 주당 85라는것이 두사람에 85인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한사람당 85. 

 왜냐하면 이 곳 카나본에 와서 들었던 쉐어하우스 가격들이나 내가 봤던 곳들이 모두 고만고만한 가격이라 전혀 상상하지 못했던 가격. 하지만 이미 입주도 했고, 백패커에 있는 것보다 쌌기에 일단은 머물어 보기로 했다. 


 그렇게 카나본의 생활은 무르익어갔다.



[카나본 백패커 생활을 정리하며....] 

 윌과 엑스 이외에 맨 처음 나를 맞이해준 사람들은, 

 요이치,스즈키, 유우 3명의 일본이이었고, 이외에도 슌,사토루, 그외 이제는 이름도 까먹을 많은 일본인들

 그리고 독일인 친구 듀크. 요리 실력이 일품이었던 듀크는 술을 좋아하지 않기에 많이 어울릴순 없었지만, 불쇼도 보여주고, 또 카나본을 떠날 때, 내가 히치하이킹을 할 수 있게 고속도로까지 데려다 주었던 추억이 있다.


 호주에 와서 계속 쉐어하우스 생활만 하다가 오랜만에 배낭여행자의 기분을 느낄 수 있었던 카나본 백팩은 반면에 맘편히만 있을 수 없었던 곳이다. 일자리를 구해야만 하는 워킹홀리데이메이커로서 비싼 방값도 부담스러웠고, 또 뭔가 서로 지킬건 지키는 그런 여행자들 보다는 나에게 민폐를 끼치는 캐릭터가 굉장히 많았기에 짜증도 많이 났던 고이다. 특히 한국인중에 벤이라는 녀석이 있었는데 오일쉐어비를 끝까지 주지 않고 간 녀석이 있는데 이 놈과 더불어 벤과 친한 에스토니아 놈이 한놈 더 있는데 아주 볼때마다 담배 좀 달라는 통에 지겨웠던 기억이 있다. 정말 유유상종이라고 마치 내가 승묵이형이랑 붙어먹는 것처럼 이 민폐캐릭들도 붙어 먹었다. 


 어쨌든 백팩 생활을 하면서 완전한 여행자로서의 모습보다는 여전히 워킹홀리데이 메이커로서의 기본에 충실했던 카나본 백팩 생활. 돌이켜보건데 아쉬움보다는 그 곳에서 탈출했다는 사실이 더욱 기뻤던 곳이다.






[듀크의 불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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