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도전기] #6 세부 스쿠버다이빙의 현실. 세부의 진실
태국에서, 한국에서 필리핀에서 다이빙을 배웠다고 온 사람들을 보면 하나 같이 모두 엉망이라는 생각 밖에 없었다. 도대체 세부에서는 무슨일이 벌어지고 있는걸까? 정말 그 곳엔 개양아치 같은 놈들 밖에 없나. 그리고 나는 드디어 그 현실을 목격했다. 더불어 지매니저와 말을 놓으면서 지라고 하는데 헷갈림을 방지해서 지금부터 새로운 이름을 부여 할까 한다.
캐릭터 설명
지매니저 - 나와 바톤터치를 하게 되는 전 매니저. 앞으로 블로그에서의 가명은 지매.
쭌 - 지매니저와 아주 친한 사이로 세부에서 새로운 사업을 계획하며 성격에 잘맞지 않는 가이드일을 하는 중.
사장 - 이 모든 스토리의 주인공 겪인 남자! 샵의 사장으로서, 내 평생 한번도 보지 못한 유형. 당분간 글에서 사장이라고 표현되면 모두 현재 나의 첫 세부다이브센터 (씨블 이라고 하자) 씨블의 사장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외 기타 등등
세부의 암담한 현실. 그리고 이 현실에 대해 이야기를 먼저 하려면 스쿠버다이빙 업계에 널리 퍼져있는 워킹스튜던트 제도에 대해 이야기해야 하는데 이는 너무나 민감한 주제이고 어쨌든 내가 몸담은 스쿠버다이빙 업계의 추악한 민낯이기에 잠시만 말을 아껴두도록 하겠다. 간략하게만 말하자면 워킹스튜던트는 말그대로 일하면서 배우는 학생이다.
관련글 : 스쿠버업계의 추악한 비리, 워킹스튜던트 제도
지매는 정확하게 워킹스튜던트다. 스쿠버다이빙 강사가 아니다. 내가 이 샵을 좋게 봤던 첫번째 이유는 워킹스튜던트인 지매가 이 샵에서 무려 1년 6개월을 일했다는 사실이었다. 왜냐하면 워킹스튜던트는 절대 길게 일 할 수 없다. 짧으면 1개월, 길어도 3개월 안에 진실을 깨닫고, 현실을 깨닫고 그만두는데 도대체 얼마나 샵이 좋으면, 사장이 좋은 사람이면 워킹스튜던트가 1년 6개월을 일할까 싶을 정도?
세부에 도착해서 나는 그동안 너무나 궁금했던 그 현실을 드디어 만나게 된다. 아침 여느때처럼 업무를 시작하는데 교육생이 온다고 이야기를 한다. 단체는 내가 속한 PADI가 아니라 요새 아주 저가 공세로 그 세력을 불려나가고 있는 S** 단체다. 내가 태국에서는 그 존재조차 몰랐던 듣보잡 단체였다.
어쨌든 내가 이 샵(씨블)에 와서 보는데 재밌게도 다이빙 교육을 사장님이 하는게 아닌 것이다. 사장님이 지매에게 교육생 오면 교육하라고 지시를 내리는데 뭔 상황인가 싶었다. 그리고 지가 밖으로 나가고 사장님이 슥 하고 나에게 말을 건다.
" 지매가 그동안 좀 교육 좀 했어. "
" 네? 워킹스튜던트잖아요 "
" 안그래도 아까 얘기하면서 이 강사한테 좀 그렇더라고 그래서 지금 얘기하는거야 "
" 아니..지금 지매 레벨이 뭔데요 "
" 지금 오픈워턴가 어드밴스가.. "
" 아.... "
아무말도 나오지 않았다. 워킹스튜던트가 체험다이빙도 아니고 교육이라니 정말 충격적인 얘기였다. 내가 항상 궁금해했던 세부의 현실이었다. 왜 필리핀에서 다이빙 배운 사람들이 그토록 개판인지 한방에 이해가 되었다.
사장이 조심스레 내 눈치를 보며 말을 이어간다.
" 여기 필리핀에선 좀 그래 그래도 PADI 자격증은 안했어 S**만 했어 "
" 네 "
내가 그래도 PADI 강사라고 PADI는 안했다고 얘기하는데 웬지 PADI도 했을것 같다. 어쨌든 우리는 대화를 계속 이어갔다.
" 아니... 얘기안하면 이강사가 황당해 할 것 같아서 미리 양해 구하는거야 원래 PADI 강사들이 고지식하잖아 "
" 네 "
" 이제 이강사도 있고 하니까 제대로 해야지! "
" ............... "
대꾸도 하기 싫은 말들이 오간다. 그리고 나는 지매와 함께 그 교육생들 마중을 위해 공항으로 함께 픽업을 나갔다. 가는 길 지매에게 이 이야기를 했다. 사장님이 이렇게 얘기하더라 하니까 지매는 " 하하 아닌데 패디 자격증 교육도 제가 다 했어요 "
진짜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다. 필리핀이 이 정도로 엉망인가? 그리고 말을 잇는 지매
" 심지어 지금 자격증 못받은 사람들도 엄청 많아요 "
" 왜?? "
" 몰라요, 사장님이 자격증을 안날려요 (자격증신청을 안한다는 이야기) "
" 미쳤네. 아니 사람들이 가만히 있나 "
" 안그래도 저도 미치겠어요 저한테 배운 사람들이 강사님 저희 자격증이 안날라와요 라며 카톡보내고 그러는데 사장님이 날릴 생각을 안하네요 "
이건 뭐 씨발 양파도 아니고 까도까도 끝없이 계속 비리와 쓰레기짓이 터져나온다. 그리고 공항에 도착해 기다리니 교육을 받으로 온 커플이 도착했다. 반갑게 인사를 나누는데 커플 남자가 예전에 와서 지에게 오픈워터 교육을 받았고 이번에 여자친구를 데리고 다시 온 것이다. 이번엔 남자는 어드밴스, 여자는 오픈워터 교육을 받기로 했다는 것이다.
공항 픽업을 하고 차 안에서 샵으로 향하며 커플은 기대감에 부풀어 웃으며 지매에게 " 강사님이 아주 잘 가르쳐주셔서 재밌어서 또 왔어요! " 라며 얘기하는데 진짜 이 상황이 너무 어이가 없어서 웃음 조차 나오지 않았다. 남자는 지매에게 " 여자친구 좀 빡세게 가르쳐주세요! " 라고 얘기하는데 어드밴스 레벨인 지매가 어드밴스를 교육하는 정말 비정상적인 상황. 참 씁쓸했다. 이 샵이, 이 사장이 얼마나 뼛속까지 쓰레기인가... 이 커플은 무슨 죄인가....
정말 어메이징한 세부. 왜 세부의 다이빙이 그토록 개판으로 소문났는지에 대한 현실을 눈앞에서 보고 있었다. 이보다 더 놀라운 것은 공공연하게 상당히 많은 수의 샵에서 워킹스튜던트가 교육까지 하고 있다는 사실. 이게 한 사람의 다이버로서 강사로서 분노를 일게 했다.
게다가 싼것만 좋아하는 한국사람들을 위해 저가 공세를 하는 몇몇 쓰레기 같은 단체의 교육 현실은 정말 충격적이었다. 진짜 싼거 좋아하지마라 비지떡이다. 그리고 이런 일이 비단 이 샵 뿐 아니라 광범위하게 필리핀에서 자행되고 있다는 사실이 한 사람의 다이버로서 강사로서 분노를 일게 했다.
공항에서 샵으로 도착해 곧바로 교육이 시작되었다. 진짜 강사인 나는 단지 가격이 비싼 PADI강사라는 이유로 자리에 앉아 다른 업무를 보고, 저가 교육을 선택한 커플은 S** 단체 교육을 위해 워킹스튜던트의 신분으로 실제론 어드밴스드 다이버 자격증만 가지고 있는 지매가 교육을 시작한다.
자리에 앉아 가만히 지매가 교육하는 모습을 봤다. 정말 1년6개월간 얼마나 많은 학생을 가르쳤는지 아주 체계적으로 잘 이론 설명을 한다. 정말 레벨만 어드밴스드지 진짜 강사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 너무 웃긴 상황이다. 한두번 해본 솜씨가 아니라 정말 이 샵에서 매니저역할뿐 아니라 강사의 역할까지 해왔던 지매의 모습을 봤다.
또한 말로만 들었던 저가공세 S**단체의 교육 모습을 보는데 정말 교육이 순식간에 후루루룩, 이론시험도 없이 정말 구렁이 담넘어가듯 넘어가고 그렇게 이론교육이 끝났다. 그리고 수영장으로 향하는데 교육생들과 지매. 도저히 자리에 앉아있을 수가 없었다. 답답한 마음에 끊었던 담배를 사기 위해 근처 세이브모어(마트)에 가서 담배를 사서 담배를 한대 폈다. 이게 필리핀이고 이게 세부구나. 내가 지금 있는 샵이 이런 샵이구나.
도대체 얼마나 밑바닥까지 보여줘야 이 상황이 끝날 것인가. 담배를 한대 피며 수영장으로 향했다. 한명의 또다른 강사를 보는 느낌이었다. 워킹스튜던트가 교육을....아.. 믿기지가 않는다. 저들은 자신의 목숨을 겨우 몇푼 안되는 싼 가격의 교육으로 바꾼 것이다. 그리고 이 샵은 이 사장은 그 몇푼을 또 아끼기 위해 정식 강사가 아닌 워킹스튜던트에게 교육을 맡긴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건 그래도 사장이 내 눈치를 보고 " 이제 이 강사가 왔으니까 교육이 제대로 되겠지 " 라고 얘기하며 너스레를 떠는 것. 그 말대로 곧 지가 일을 그만두고나면 이제 S단체 교육은 사장이, PADI교육은 내가 할테니 최소한 괜찮겠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나마 위안을 할 수 밖에 없었다.
다시 또 샵을 팔려고 내놓은 사장의 그 만행이 생각나며 분노가 또 일어난다. 짜증이 나서 미쳐버릴 것 같다. 이 곳에 지금 서 있는 내 자신이 짜증나고 싫을 정도였다.
세부는 내가 생각했던 것 보다 더 엄청난 곳이었다. 이렇게 나는 점점 더 추악한 이 곳의 현실을 마주할 수 밖에 없게 된다. 그리고 지의 말대로 앞으로 내가 이 곳에서 보게 될 것들. 겪게 될 것들에 비하면 지금까지 드러난 것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 말대로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을 볼 것이라는 지매의 말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었다. 정말 이 정도는 앞으로 세부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에 비하면 아주 약과였던 것이다.
관련글 : 세부 호핑투어 선정시 주의할 점
[ 스쿠버다이빙 광고 ]
제대로 배우시고 싶다면 다이버스하이를 기억하세요
네이버 카페 [ 다이버스하이 ] 검색 또는 카카오 친구 [다이버스하이] 추가해주세요.
'해외에서 살아보기 > 세부의 태양'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필리핀 도전기] #9 꿀맛 같은 저녁식사 (9) | 2015.04.06 |
---|---|
[필리핀 도전기] #8 아름다운 세부를 즐기는 방법 (11) | 2015.04.05 |
[필리핀 도전기] #7 필리핀 섹스 다이빙 (8) | 2015.04.03 |
[필리핀 도전기] #5 세부 충격 (8) | 2015.04.01 |
[필리핀 도전기] #4 새로운 마음 (7) | 2015.03.31 |
[필리핀 도전기] #3 세부의 긴 하루, 긴 첫날 (6) | 2015.03.26 |
[필리핀 도전기] #2 세부, 그 첫걸음 (8) | 2015.03.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