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살아보기/호주 워킹홀리데이

[호주 워킹 홀리데이] 18. 사람들, 요리, 그리고 술 두번째 이야기

나이트엔데이 2009. 11. 9. 11:33

이 호주 워킹 홀리데이 수기는 시간의 흐름대로 쓰여지고 있습니다. 한편이 단 몇분에 관한 얘기 일 수도 있고, 몇 달에 관한 얘기 일 수도 있습니다. 개별 에피소드 별로 보시는 것 보다 처음 부터 차례대로 보시는 것이 정신 건강에 이롭습니다. 그리고 수기 몇편에 한번씩 Extra편에는 각종 호주 생활 관련, 준비관련 포스팅을 하겠습니다. 작은 도움이라도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재밌게 읽으시고,호주 생활,워킹홀리데이 관련 질문은 언제나 리플로 달아주시면 확인 즉시 답변 드리겠습니다. 이 수기의 처음부터 읽으실 분은 클릭하세요! 호주 워킹 홀리데이 첫편보기!


 18. 사람들, 요리, 그리고 술 두번째 이야기


 요리를 잘하던 제니 누나 덕분에 한국에서도 먹기 힘든 음식들을 많이 먹었는데 월남쌈,고추잡채며 닭갈비까지 정말 집에서 먹어보기 힘든 음식들을 이 곳 호주에서 먹을수 있었다. 그리고 드디어 이 닭갈비로 인해 우리 술멤버가 엄청나게 뭉치게 되는 일이 벌어진다. 


 어느날, 저녁에 닭갈비를 만들어서 놀러오겠다는 제니누나, 그렇게 저녁에 세자매가 오고, 그랜다로우 이곳저곳에 살던 이들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그리고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또 웃고 떠들며 즐거운 시간들. 몇명 빼고는 다들 백수였던 터라 정말 다음날의 걱정없이 술을 마셨는데 집주인과 살지 않는 집이라 정말 자유롭게 술을 마시며 우리집에서 모두 잠들었다.  다음날 아침 난 거실에서 침낭을 덮고 잠에서 깼다. 너무 추워서 깜짝 놀랐는데 정말 수 많은 여행을 함께 한 나의 침낭인데 이렇게 추울줄이야. 


 잠에서 깨니 하나둘 위에서 내려오는 멤버들. 모두 어제가 즐거웠는지 간밤에 나눈 웃긴 얘기들을 행동들을 회상하며 밍기적 거리며 해장으로 볶음밥이며 라면을 먹었다. 그리고 모두 소파에 둘러 앉아 쉬는데 장난 삼아서 " 어떻게 낮 술 콜? " 이라고 말한것이 우습게도 모두가 콜 하는 바람에 정말 낮술을 먹게 되었다. 마침 오후 출근인 차 있는 신이가 있었던 덕에 우린 곧바로 신이 출근직전에 술을 또 몇박스 사가지고 왔는데 때마침 하늘도 회색빛으로 물들어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비오는 낮에 낮술이 그렇게 시작되었다. 모두가 술이 좋고, 사람이 좋고, 정말 이때의 행복감은 이루 말할수 없었다.


 오죽하면 바르고 부지런하고 근면한 신이가 정말 출근하기 싫다면서 함께 술을 마시고 싶다고 난리 칠 정도였다. 그렇게 비오는 날 낮술을 시작하는데 이 놈의 낮술의 매력이란게 취기도 금방 올라 좋기도 좋지만 이게 아무리 많이 마셔도 이른 시간이라 저녁때 또 마실수 있다는 그 행복감이 장난이 아니다. 결국 또 푸짐하게 안주를 만들어 (요리 잘하는 사람들도 있겠다) 술을 마시기 시작하는데 모두 너무나 즐거워했다. 정말 이 한번의 낮술이 나중에도 얘기하게되는 바로 "그 날" 이었다. 이 날의 낮술로 모두 더욱더 친밀하다 못해. 낮술을 먹던 그 때를 회상하며 미소를 짓게 만드는 그날.


 그리고 이 낮술을 시작으로 드디어 우린 한번 모였다하면 1박2일이 아닌 2박 3일, 3박 4일로 술을 먹게 되는 짓을 시작하고 또 이것은 나중에 나에게 큰 문제로 닥쳐온다.


 처음 한번이 어렵지 한번 1박2일에 낮술을 즐긴 우리는 그 이후로도 굉장히 자주 낮술을 즐기다 못해 거의 오면 2박3일은 기본일 정도로 우리집에서 먹고 자는 일을 반복하게 되는데 나중에는 같이 사는 쉐어메이트들(마이클,알란,밀로스,엘리자베타)에게 굉장히 미안해졌다. 술을 마시며 점점 즐겁고 친밀한 시간이 되가면 되갈수록 마음 한 구석에서는 조금씩 불안한 마음이 싹텄다. 


 일단 너무 많이 소비한 술값도 술값이지만, 호주에 와서 그래도 외국친구들도 더 많이 만나보고자 했던 것이 너무 한국사람들과 어울리다보니 처음의 각오도 많이 퇴색되었다. 그나마 외국인 쉐어에 사는 것이 다행일정도. 그렇게 즐거움 속에 불안한 마음이 싹터가는 중이었다. 


[INFO]  호주에서 먹는 술 

 호주에서 일단 술을 먹기 위해서는 술집에 가거나 술을 사다마시는 방법이 있는데 뭐 너무나 당연한 말이다. 근데 술을 사마시는 건 생소한 사람들도 많을 텐데 다름아닌 술만 파는 liqour shop 혹은 bottle shop이라 불리우는 술을 파는 상점에서 술을 사야한다는 것이다. 동네 아무 편의점,슈퍼에만 가도 술을 쉽게 접할 수 있는 한국인에게 이런 시스템은 굉장히 불편하다. 


 어쨌든 보틀샵에 가면 여러종류의 술을 파는데 정말 맥주 종류도 수십가지. 기타 위스키,럼,보드카 종류들까지 하면 정말 천국이 그곳이다.(술을 좋아하는 나로선..)


 보통 맥주는 6개들이 식스팩을 사거나 하지만 술을 좋아하거나 많이 마신다면 박스단위로 살것을 권한다. 대량구매하는 만큼 싸다. 보틀샵마다 할인행사를 하는데 기왕이면 매번 갈때마다 할인 하는 것들을 한번 씩 사서 먹어보고 자기 입맛에 맞는 맥주를 찾으면 좋을 것이다. 맥주를 구매할때 " box" 라고 말하는 것보다 " 카튼 carton "이라고 말하면 좋다. 예를 들면 xxxx 맥주 한박스 달라고 할때 " 포엑스 원 카튼 " 이라고 말하면 된다. 어렵지 않으니 시도 해보시라.


 다들 처음에 유명한 VB, XXXX(포엑스라 부름) 등을 마시는데 혹은 호주에 와서 만난 사람들이 " 뭐는 맛있고, 뭐는 맛없어 " 뭐 이런식으로 얘기들 하는걸 참조하는데 음식이든 술이든 어디까지나 개인기호에 따라 호불호가 가리니 그런 얘기 귀담아 들을 필요없이 왔으니 최대한 많은 것들을 맛보고 자신의 입맛에 맞는 걸 찾으면 된다. 일례로 emu라는 맥주가 있는데 이게 굉장히 할인을 자주하고 싸서, 저가 맥주, 맛없는 맥주 이미지가 강한데, 거기다 지인들이 전부 "에뮤 절대 먹지마 "라고 5-6명이 입을 모아 얘기해서 정말 안먹다가 언젠가 우연히 먹어보고나서 생각보다 먹을만해서 그 이후로는 부담없이 에뮤를 세일할때 마다 사서 먹곤 한다. 


 처음에 돈벌이가 없을 때는 비싼 술값에 당황하지만 돈벌이를 시작하고나서 씀씀이가 커지기 시작하면 나중에 맥주를 넘어 보드카며 잭다니엘 같은 걸 마구 사마시고 있는 자신을 볼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한번에 술만 400불어치를 사마셔본적이 있다. (아마 한달에 술값만 100만원정도 쓰고 있는 듯하다. 술,담배 안하면 호주에서 돈을 벌텐데..)




[INFO] 호주에서 먹는 음식

 사실 음식은 정말이지 너무 비싸게 느껴져서 거의 사먹지 않고 또 호주의 전통음식이라고 할 것도 없기 때문에 보통 집에서 음식을 해먹고, 도시락을 싸는데. 사실 한국음식을 만들어 먹는것보다 밖에서 먹는게 싸고, 또 그 나라의 전통음식이나 특색있는 음식이라면 도전해보겠지만 흔히 호주의 음식이라고 하는 것들이 우리들이 한국에서도 쉽게 접할수 있는 그런 서양음식들이고 게다가 한국음식을 만들어 먹는게 더 싸기 때문에 거의 음식을 사먹을일이 없다.


 한인마트와 대형마트를 뒤져서 이런저런 재료들을 갖추고나면 정말 한국음식 해먹기는 이보다 더 쉬울수 없을 정도.


 그래도 호주에 왔으니 너무 한국음식만 먹는 것도 그렇고 또 게다가 오히려 한국에서는 구하기 힘들거나 비싼 재료들이 싸게 널려있는 경우가 많으니 그런 것들을 이용해 한국에서 자주 해먹기 힘들거나 접하기 힘든 음식들을 만들어 먹으면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라면만큼 자주 먹는 스파게티, 돼지고기 보다 싼 쇠고기로 만든 스테이크 등등 음식에 관해서는 초보 워킹홀리데이 메이커들을 위해서 나중에 간단한 레시피와 함께 쉽게 만드는 방법을 포스팅 할까 한다.